[전용배의 열린스포츠]야구위기, 유소년층 육성하는 자구책 절실

  • 입력 2008년 9월 30일 08시 42분


지난주부터 부산에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세계 스포츠·교육·문화포럼’과 ‘세계사회체육대회 컨퍼런스’가 연속적으로 열리고 있다. 주제는 ‘NOW세대(1960년대 후반 이후에 태어난 신세대)를 위한 스포츠와 청소년 교육’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두 행사에 연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필자의 눈에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목도되고 있다.

IOC 포럼은 엘리트스포츠의 확대와 지속가능성에 포커스를 두고, 청소년의 참여와 스포츠교육에 관심이 있는 반면, 세계사회체육대회 컨퍼런스는 사라져가는 전통스포츠의 보존과 유소년의 생활체육 참여확대라는 가치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 즉 ‘상반’되는 가치를 추구하는 세미나가 거의 동시에 열리고 있는 셈이다.

물론 생활체육 발전이 우선이냐, 엘리트체육 활성화가 우선이냐는 관점에 따라 다르고, 두 영역이 상호보완을 통해 ‘윈-윈’할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니 여기서 이 문제를 심도 깊게 논의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 것이다. 단지 IOC 포럼을 통해 인지한 사실은, IOC가 영향력을 계속 확대하기 위해 청소년에게까지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IOC는 2010년 ‘1회 청소년올림픽’을 싱가포르에서 개최하고, 향후 확대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즉 26개 올림픽 정식종목을 청소년올림픽에도 그대로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야구에 환치시켜 생각하면 아찔하다. 올림픽에서 제외된 야구의 향후위상이 불 보듯 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KBO(한국야구위원회)를 비롯한 야구관련 기관 및 기구들은 야구의 올림픽 재진입을 위해 국제적인 공조와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올림픽과 청소년올림픽에 제외된 야구는 일단 인프라확충과 유소년 선수발굴에서 국가의 직접지원을 기대할 수가 없다. 스스로 자구책을 찾지 않으면 생각보다 빨리 위기가 찾아올 수도 있다.

따라서 이제 KBO와 프로팀들도 유소년 야구의 발전을 위해 관련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직접 논의해야 한다. 올 시즌 관중 500만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경기력과 인프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한 순간에 공든 탑이 무너질 수밖에 없다. 특히 경기력과 직결되는 것이 선수자원이다. 올 시즌 프로야구가 타고투저임에도 홈런이 급격히 줄어든 것은 오래전부터 이어져온 초·중등야구에서의 ‘선수자원 부재’와 상관관계가 있다.

최근 유소년 야구의 추세는 초등학교 팀이 급격히 감소하고, 클럽 팀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클럽 팀이든 초등학교 팀이든 일단은 팀이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클럽 팀이나 취미수준의 ‘야구교실’팀을 쉽게 늘리는 방법 중의 하나는 각급 학교에 ‘이동식 백네트’공급을, KBO가 지역교육청과 협의하여 공동사업으로 추진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사용하고 있는 ‘어린이용 안전구’와 ‘이동식 백네트’만 각급 학교에 설치된다면, 야구참여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최근 정부도 프로야구가 스포츠산업 발전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제도적인 뒷받침에 관심이 있는 상황이다. 이럴 때 야구계도 의미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올림픽 제외로 인한 미래위기가 스스로 자구책을 찾는 기회임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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