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그라운드 엿보기] 축구, 기술보다 습관을 가르쳐라

  • 입력 2008년 9월 24일 09시 05분


유소년에게 기본기술을 가르치는 것은 미래 트렌드 변화에 대응한 영재육성 측면에서 꼭 필요한 훈련 프로그램이다. 기본기를 습득하고 실제 경기에서 적용할 수 있어야 고난도 기술도 체득할 수 있다. 따라서 유소년 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 습득이라고 할 수 있다.

축구는 머리가 복잡할 정도의 다양한 기술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몇 가지 기술(원터치, 볼 컨트롤, 패스, 드리블, 헤딩 등)을 가지고 응용하면서 동료들과 경기를 풀어나가면 된다. 물론 1대1 상황에서 개인적인 드리블링 기술이 요구되지만, 전체 경기로 봐서는 많은 기술 보다는 기본적인 기술의 질이 중요하다. 축구경기에서 한 선수가 경기 중 볼을 소유하는 시간은 평균 3-5분 정도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을 반복해서 소유하고 건네주는 것이다.

유소년을 가르칠 때는 정적인 상황과 동적인 상황에서의 다양한 기본 기술을 가르치고, 잘못된 동작을 지적하고 시정해 줘야한다. 이와 같은 지도 방법은 궁극적으로 좋은 습관을 익히게 하려는 것이다. 좋은 습관을 갖춰야 수준 높은 기술을 얻을 수 있는 반면 나쁜 습관을 가지고는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수 없다. 따라서 연습이나 실전 경기를 통해 좋은 습관을 익히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신체 방향(움직임의 방향), 패스 스피드, 첫 번째 볼 터치 컨트롤, 빠른 공수교대, 항상 게임에 집중할 것 등이 좋은 습관을 추구하는 것이다. 이는 다양한 연령 대에서 자신의 개성을 발휘하는 데 반드시 도움이 된다. 코치의 역할에서 중요한 것은 연습메뉴를 만드는 것 보다는 어떻게 선수에게 도움을 주는가 이다. 또한 나쁜 습관을 가진 선수를 어떻게 고쳐야 하는 지를 고민해야 한다. 물론 일일 및 주간 연습 프로그램을 무시하라는 것은 아니다. ‘모르는 것을 가르친다는 것’은 언뜻 멋진 것 같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간단한 것이다. 그러나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을 좀처럼 구사할 수 없을 때 잘 할 수 있게 하고 나아가 무의식적으로 가능하게 해야 한다. 즉, 습관화 하는 것은 시간도 많이 걸리고 매우 어려운 일이다.

국내 학원축구에서는 이처럼 시간이 요구되는 것은 제대로 가르치지 않고 눈앞의 경기를 이기기 위한 임시방편적인 요령이 항상 우선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겉만 번지르르하게 포장하고 근본적인 부분은 해결하지 않은 채 방치해 두고 있는 것은 아닌 지 걱정스럽다. 또한 아직도 기본적인 것을 반복해서 말하는 코치 보다는 새로운 것, 어려운 것을 말할 수 있는 지도자가 뛰어난 코치인 양 인식하는 경향이 강한 것 같다. 지도자는 팀의 리더로서 기술과 전술을 가르치는 것은 물론 좋은 습관을 익히게 할 책임이 있다는 인식을 반드시 가져야한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학생들에겐 ‘현실적이 되라’고 얘기한다. 꿈과 이상도 품어야 하지만 먹고 사는 것은 또다른 문제이기 때문이다. 축구에서도 구체적인 문제 접근이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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