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뜁니다”… 한국 국제심판 23명 16개 종목서 맹활약

  • 입력 2008년 8월 16일 02시 59분


위상 높아져 아테네때보다 6명 더 배정

“하루하루 감사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 요일도 잊고 지낼 정도로 바쁘지만 영광스러운 날들입니다.”

2008 베이징 올림픽 여자축구 경기에서 최연소 심판으로 나선 홍은아(28) 씨는 이번 대회를 위해 특별히 달리기훈련을 하고 왔다.

국제심판으로 활약하면서도 영국에서 유학하며 스포츠정책을 공부하고 있는 그는 올해 5월 베트남에서 열렸던 아시안컵에서 심판을 본 뒤 곧바로 영국으로 돌아가 올림픽 준비를 했다. 그가 올림픽 출전 통보를 받은 것은 올해 초. 그는 2003년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심판 자격을 따냈다.

그는 이번 올림픽에서 남자축구 주·부심 48명과 여자축구 주심 12명, 부심 24명 중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한 심판이다.

축구의 홍은아 심판을 비롯해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는 모두 23명의 한국인 심판이 활약하고 있다. 최대의 스포츠 축제를 원활하게 진행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때보다 6명의 심판을 더 배정받았다. 국제 스포츠에서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특히 여성 심판들의 진출이 눈에 띈다. 태권도의 방경애(38) 심판은 한국 여성 처음으로 올림픽 심판으로 참가했다. 올림픽에 참가하는 태권도 국제 심판은 29명. 방 씨는 지난해 각국 대표심판 300명이 치열한 경쟁을 펼친 세계태권도연맹 올림픽 심판선발과정에서 1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심판으로 선정됐다.

하키의 이금주(43) 심판은 눈이 날카롭기로 유명하다. 1초 안에 이루어지는 슈팅 순간의 주변상황을 모두 잡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배드민턴의 손희주 심판도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이 종목 심판으로 나섰다.

이 밖에 유도의 문원배, 레슬링의 김익종, 역도의 허록, 배구의 김건태 심판은 2004 아테네 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심판을 맡고 있다.

한국 스포츠가 세계 10강에 걸맞은 위상을 지니기 위해서는 경기 외적으로도 국제심판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이 필수적이다. 국제심판들은 한국의 명예를 걸고 뛰는 또 다른 스포츠 외교관들이다.

베이징=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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