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자 사냥’ 별 재미 못봤으니… 투수사냥 ‘대포일발’ 장전!

입력 2007-09-20 03:00수정 2009-09-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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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에이스이자 부동의 중심 타자.’

고교 야구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1980년대 최고의 하이틴 스타였던 박노준 SBS 해설위원이 선린상고 시절 그랬고 올해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한 최원제(장충고)도 잘 던지고 잘 때린다.

LG 김광삼(27·사진)도 그랬다.

김광삼은 신일고 2학년 때인 1997년 광주일고와의 황금사자기대회 결승에서 9회말 끝내기 결승타를 날리며 MVP로 뽑혔다. 당시 언론은 김광삼을 ‘신일고의 차세대 거포’로 소개하며 투수 자질도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1999년 고교를 졸업한 김광삼은 투수가 됐다. 타자로 입단했지만 팀은 투수가 필요했기 때문. 투수로서 성적은 군 복무를 포함해 9년 동안 112경기에 나가 23승 29패에 평균자책 5.24로 평범했다.

그런 그가 ‘도박’을 감행했다. 전격적으로 타자 전향을 선언한 것. 김광삼은 “김용달 코치의 권유가 결정적이었다”며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후회는 없다”고 말했다.

26년 역사의 프로야구에서 ‘타자 전환 투수’는 꽤 있다. 김응국 현대 2군 코치는 1988년 롯데에 투수로 입단했다 이듬해 타자로 전업했다. SK 강타자 이호준도 1994년 투수로 해태 유니폼을 입었다가 1996년부터 타자로 뛰었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이승엽 역시 삼성에서 데뷔 당시는 투수였다.

1∼2년 만에 ‘전직’한 이들과 달리 9년 동안 투수로만 뛴 김광삼은 이례적인 경우다. 1993년 데뷔한 KIA 이대진은 부상 후유증으로 2000년, 2002년 잠시 타자 전환을 모색했지만 다시 투수로 돌아온 경우라 직접 비교하기 어렵다.

김용달 코치는 “김광삼의 경우 투수로서 더 발전하기 힘들지만 고교 때 우투좌타로 활약해 왼손 타자의 장점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너무 늦었다는 사람도 있고 가능성이 절반 정도라는 얘기도 들었지만 내 생각은 다르다. 가을 훈련과 내년 전지훈련 등 70일 이상 연습할 수 있다. 워낙 타격에 우수한 재능이 있었기 때문에 잘 갈고닦아 내년부터 10년은 활약할 수 있는 파워 히터로 키우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혹시 모를 일이다. 5년째 플레이오프에 나가지 못한 LG가 내년엔 김광삼의 방망이를 앞세워 가을 잔치에 초대받을 수 있을지.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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