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골프업체 ‘한국 맞춤형 클럽’ 개발 봇물

  • 입력 2007년 4월 14일 0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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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한 유명 골프클럽 업체의 품질보증부 직원들이 지난겨울 한국을 찾았다. 한국에서 판매된 드라이버 헤드 페이스의 파손율이 너무 높아 직접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전체 판매량 가운데 한국에서의 애프터서비스 비율은 10%에 이르러 일본(2%)의 5배에 이르렀다고.

이들은 국내 골프장과 연습장을 몇 군데 돌아다녀 본 뒤 혀를 내두르며 돌아갔다.

한국 골퍼들은 티조차 제대로 꽂히지 않는 언땅에서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골프에 열을 올리고 있었던 것. 연습장에서는 전열 기구를 틀어둔 채 입김을 불어대며 드라이버로 공을 수백 개씩 때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으로 수출한 클럽 헤드의 손상이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국의 골프 열기는 이처럼 뜨겁기만 하다.

그래서인지 외국의 주요 골프 업체들은 한국 시장 공략에 사활이라도 건 듯하다.

골프 시즌 개막에 맞춰 최근 캘러웨이, 테일러메이드, 나이키골프, 타이틀리스트, 브리지스톤, 풋조이 등의 본사 임원들이 줄줄이 한국을 방문해 신제품 홍보에 나섰다.

캘러웨이의 딘 비머 아시아 개발담당 이사는 “한국은 골프에 대한 잠재력이 크다. 골프장과 골프인구도 증가하고 열정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골퍼에 대해 “라운드 횟수와 연습량이 많다. 비거리를 강조하면서도 산악지형에 OB가 많은 골프장의 특성에 따라 방향감각도 중시한다”고 분석했다.

타이틀리스트의 제이 벨리스 총괄 부사장은 “한중일 아시아 3국의 골프 시장을 비교하면 일본은 어제고, 한국은 오늘이며 중국은 내일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래서 국내 골퍼와 골프장 환경에 맞췄다는 ‘한국형 제품’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캘러웨이는 한국 골퍼의 스윙 패턴과 체형에 적합하게 연구개발 된 ‘완전 한국형 드라이버’ EL 460을 15일 출시한다. 강도가 강하면서도 더 가벼운 크라운을 만들 수 있는 CMT 기술과 페이스의 유효 타구 면적을 기존 티타늄 제품보다 1.6배 넓힌 하이퍼볼릭 페이스로 미스 샷에서의 실수를 최소화하면서 더 긴 비거리를 낼 수 있다고. 샤프트 전문 브랜드인 그라파이트 디자인사와 공동으로 Speed Axis 샤프트를 장착했다.

코브라골프는 최초로 한국인을 위해 만든 UPi 아이언을 내놓았다.

연구개발팀이 한국 골퍼의 특수성을 꼼꼼히 분석하며 2년여의 준비 끝에 출시한 이 제품은 9등분으로 된 페이스의 어느 부분에 공이 맞더라도 중심에 맞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고반발 9포인트 기술이 적용됐다고. 또 페이스 중앙 부분에 마름모꼴의 티타늄 소재 ‘룸버스’를 부착해 비거리 향상을 꾀했다. 국내 골퍼의 취향을 감안해 톱라인(헤드 위)과 솔(헤드 밑부분)을 얇게 제작했으며 일본 출시 모델은 페이스 소재로 티타늄을 사용했지만 타구감을 중시하는 한국 골퍼들을 위해 스틸로 만들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일본의 한국 골프클럽 수출 현황
연도수량(개)금액(엔)
2003159만7759113억1622만2000
2004142만1172109억7772만3000
2005173만1144128억4521만1000
2006193만5437167억1079만9000
자료 : 일본 재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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