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약하면 축구선수로 못뛴다… 심전도 검사 의무화

  • 입력 2007년 4월 13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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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6월 27일 컨페더레이션스컵 축구대회에서 카메룬의 마르크 비비앵 푀가 콜롬비아와의 경기 중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해 전 세계 축구팬에게 충격을 주었다. 사인은 심장 이상. 국내에서도 2002년 4월 한 대학대회에서 숭실대 선수가 쓰러져 사망했고 2005년 8월에는 보인정보산업고 선수가 경기 시작 10분 만에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역시 유명을 달리했다. 모두 심장 이상이었다.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중 심장 이상에 따른 돌연사를 막기 위해 중학교 1학년 등록 선수를 대상으로 심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선천적으로 심장 이상이 있는데도 모르고 있다가 사망하는 사태를 막기 위한 조치다.

협회 의무분과위원회는 선수들에게 심전도 검사와 운동 부하 검사(운동 강도를 높여가며 심장이 견딜 수 있는 능력을 체크하는 것)를 실시하고 이상이 있으면 심장 초음파까지 찍도록 의무화하는 안을 만들었다. 협회는 12일 이사회를 열고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푀의 돌연사’를 계기로 2006년 독일 월드컵부터 출전 선수 모두에게 심장 검사를 의무화한 바 있다.

윤영설(연세대 교수) 의무분과위원회 위원장은 “어린 선수들이 박지성 이영표가 되기 위해 열심히 땀 흘리다 어이없이 죽으면 얼마나 원통하겠는가. 평상시엔 괜찮다가 운동할 때 이상을 보이는 선천적인 심장 질환이 있는 선수는 아예 처음부터 축구를 하지 못하게 막는 게 최선”이라고 말했다.

의무분과위원회는 ‘황사 시 경기운영 원칙’도 만들어 부별 연맹과 K리그에 권고하기로 했다. 황사에 포함된 중금속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해 황사주의보가 내려지면 훈련과 경기를 자제하고, 경보 땐 아예 경기를 하지 못하게 권고하기로 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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