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마리 토끼’ 잡으려니… 세 도시 ‘서로 피해의식’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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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마리 토끼도 아닌 세 마리 토끼다. 다 잡으려니 총력을 집중해도 만만치 않다. 이러니 곳곳에서 불만이 터져 나온다.

대회의 인지도와 영향력은 일반적으로 동계올림픽-세계육상선수권-아시아경기대회 순이다. 그러나 유치 가능성은 이와 정반대라는 게 문제다.

인천과 대구는 강원 평창에 ‘피해 의식’을 갖고 있다. 정부에서 평창에 ‘다걸기(올인)’하는 바람에 더 쉽게 유치할 수 있는 대회까지 놓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2002년 한일 월드컵과 부산 아시아경기는 동시에 유치했으니 평창 이외 지역에도 신경을 써 달라는 주문이다.

인천은 한명숙 국무총리가 언급한 ‘선택과 집중’의 진의가 무엇인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2014년 아시아경기 개최지 결정 날짜는 지난해 12월에서 올 4월로 연기됐다. 인천이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에 요청해 성사시킨 것이지만 사실상 정부와 대한올림픽위원회(KOC)의 뜻에 보조를 맞췄다. KOC는 이를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되는 7월 이후로 다시 미루려 하고 있다. 인천이 볼멘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단일 종목 대회인 세계육상선수권은 경우가 다르긴 하지만 역시 견제의 논리가 작용할 것이란 게 대구의 주장이다.

이에 대해 평창은 ‘한 국가에 두 개의 파이를 주지 않는다’는 국제 스포츠계의 불문율을 내세운다. 종합 스포츠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OCA는 기구는 다르지만 결국 한 울타리라는 것. 4월에 인천이 아시아경기 개최지로 결정될 경우 평창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인천이 개최지 결정을 연기하는 바람에 오히려 더 손해를 봤다는 주장이다.

한편 김정길 KOC 위원장이 7월 과테말라 총회에서 IOC 위원에 출마할지 여부도 평창의 동계올림픽 유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2003년 프라하 총회 때 평창은 탈락하고 김운용 씨가 IOC 부위원장이 됨으로써 야기된 ‘김운용 사태’를 거론하며 ‘7월 대란설’을 예견하고 있기도 하다.

장환수 기자 zangpab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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