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월드컵]아데바요르 그물로 잡아라

  • 입력 2006년 6월 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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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m 간격을 유지하라.’

한국팀의 압박 전술이다. 2006 독일 월드컵 첫 경기인 토고전(13일)에 다걸기(올인)하려는 한국 측의 핵심 키워드다.

영국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의 훈련장에 동행한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모든 것은 토고전에 맞추어져 있다”고 말했다. 독일 월드컵 한국의 첫 상대인 토고전 승리 여부가 사실상 한국팀의 운명을 좌우할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이 위원장은 “공격과 수비진 간의 폭을 일정하게 유지하려는 훈련을 많이 했다. 특히 공격과 수비진 간의 폭을 좁힌 채 진행하는 훈련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했다. 공격과 수비진 간의 간격을 10m 혹은 15m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훈련을 했다.

대표팀은 그동안의 훈련에서 박주영, 안정환, 설기현을 공격수에 배치하고 박지성, 김남일, 이을용 등의 미드필더, 이영표, 조원희(수원), 김진규, 최진철 등의 수비수들로 팀을 꾸린 뒤 나머지 선수들과 게임을 하게 했다. 선수들을 바꿔 가며 미니 게임을 15분씩 3번 연달아 했다.

골대와 골대 사이를 50m 정도로 좁힌 뒤 공격수들이 앞으로 나아갈 때는 수비수들도 일(一)자 형태를 유지한 채 전진했다. 후퇴할 때도 이 같은 형태를 유지했다. 형태가 무너질 때 커버플레이를 하지 못하는 선수에게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고래고래 소리 지르며 호통을 쳤다.

공격과 수비진의 간격을 10m 정도로 유지하면 좁은 공간에 많은 선수가 몰려 있어 쉽게 기회를 내주지 않게 된다. 토고의 에마뉘엘 아데바요르처럼 재주 있는 공격수의 움직임을 그물처럼 촘촘하게 막으려는 의도다. 토고의 탄력 있는 개인기가 발휘될 공간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한국은 31일에는 골대와 골대 사이를 30m 정도의 간격으로 더욱 좁힌 뒤 5 대 5 미니 게임을 했다. 더욱 좁아진 공간에서 움직이느라 공격과 수비가 더 격렬했다. 이 과정에서 박지성이 다쳤다. 이 위원장에 따르면 이날이 사실상 대표팀의 마지막 강훈련이다. 대표팀은 점차 토고전에 맞추어 컨디션 회복에 주력할 것이다. 촘촘하게 좁혀진 공간에서의 격렬한 공격과 수비. 한국이 토고를 잡기 위해 ‘그물’을 준비했다.

글래스고=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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