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컵 전국 스노보드선수권 개막 프로-아마 117명 설원 질주

  • 입력 2006년 1월 10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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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밭을 가르며… 9일 개막한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기원 KTF컵 제2회 전국스노보드선수권대회 회전 경기에서 한 출전 선수가 날렵하게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117명이 출전해 스노보드 국내 최고수를 가린다. 평창=원대연 기자
눈밭을 가르며…
9일 개막한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기원 KTF컵 제2회 전국스노보드선수권대회 회전 경기에서 한 출전 선수가 날렵하게 슬로프를 질주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는 남녀 117명이 출전해 스노보드 국내 최고수를 가린다. 평창=원대연 기자
구름 한점 없는 화창한 날씨, 영하 4.1도, 초속 2.8m의 미풍, 눈 상태 양호….

하늘이 선사한 최상의 조건에서 ‘신나는’ 스노보드 축제가 시작됐다.

2014년 동계올림픽 평창유치 기원 KTF컵 제2회 전국스노보드선수권대회(동아일보사·강원도 주최, KTF·한국마사회 협찬)가 9일 용평스키장 메가그린 슬로프에서 개막돼 이틀간의 열전에 들어갔다.

대한스키협회 등록선수와 동호인 참가자 구분 없이 동등한 조건에서 실력을 겨루는 오픈대회인 이번 대회에 남자 96명, 여자 21명 등 총 117명의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스노보더들이 참가해 남자 16강, 여자 8강의 본선 진출 티켓을 놓고 설원을 질주했다.

이날 벌어진 예선경기는 250m의 경기장에 촘촘히 설치된 19개의 기문을 통과하는 회전 경기. 2차례의 레이스를 펼쳐 합산해 순위를 매긴 결과 남자부에서는 김진영(32)이 합계 1분 03초 13으로 1위를 차지. 1회 대회 챔피언 윤동혁(34)은 1차 시기에서 31초 16으로 이번 대회 최고기록을 세웠으나 2차 시기에서 부진, 1위와 0.41초 차이로 3위에 머물렀다.

한편 1회 대회에서 예선 5위를 차지한 뒤 8강까지 진출했던 보드경력 13년의 아마추어 ‘고수’ 이태식(40) 씨는 1분 04초 24로 4위를 마크하는 선전을 펼쳤다. 남자부 16강 본선 진출자 중 아마추어는 6위의 봉민호(32) 씨를 포함해 2명.

여자부에서는 지난해 협회장배 여대부 우승자 김형란(23)이 합계 1분 06초 12로 선두에 올랐고 이주연(29)이 2위, 국가대표 신다혜(18)가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여자부 챔피언 신다혜는 2차 시기에서 출발 후 3번째 기문에 보드가 걸리는 불운을 겪었으나 이후 침착하게 레이스를 펼쳐 본선 8강에 올랐다. 여자부에서도 윤동혁의 아내 조태정(35) 씨 등 2명의 아마추어 선수가 본선에 진출했다.

평창=전 창 기자 jeon@donga.com

▼스노보드 최신기술 1080을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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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80’을 아시나요.

이 질문의 답을 안다면 당신은 세계에서 가장 빨리 확산되고 가장 빨리 발전하고 있는 동계 스포츠 종목의 최신 유행을 따라가고 있는 사람이다.

정답은 ‘스노보드의 하프파이프 종목에서 구사되는 최신 기술’. 이 기술 구사 여부에 따라 2월 토리노 동계올림픽 참가 자격뿐 아니라 올림픽 메달 색깔도 결정될 것이라며 뉴욕타임스가 최근 소개했다.

● 프로 스노보드 선수 25% ‘1080’ 연습 중

1080은 1080도, 즉 3바퀴 회전이다. 5년 전만 해도 1080은 없던 기술이다. 당시 최고 기술은 ‘900(2바퀴 반 회전)’. 하지만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1080을 처음으로 선보였던 미국의 로스 파워스와 대니 카스가 나란히 금, 은메달을 따면서 1080이 확산됐다.

미국 프로 스노보드 선수인 메이슨 아기레는 “1080은 스노보드 기술의 새로운 기준”이라고 말한다.

세계 프로 스노보드 선수 중 약 25%가 이 기술을 구사하거나 연습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1080 기술은 최근 들어 뒤로 회전하는 방식, 보드를 잡고 회전하는 방식 등 다양한 변형기술이 나오고 있다. ‘1080 애벌랜치(Avalanche)’ ‘1080 스노보딩’ 등 1080을 딴 비디오 게임 제품도 출시됐다.

● 2010 올림픽땐 ‘1260’ 나온다

공중에서 3바퀴를 돌려면 일단 높이 솟아야 한다. 그 다음 몸을 수직으로 세운 채 빠르게 회전해야 한다. 안정된 착지까지 하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 지난해 12월 중순 미국 대표선발전에서 1위를 차지한 숀 화이트는 “나는 이 기술이 정말 싫다. 머리가 핑핑 돌아 공중에서 방향 감각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럴 땐 내가 경기장 밖으로 벗어나지 않았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여자선수 중에는 1080을 시도한 예가 없지만 조만간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타임스는 “다음 올림픽에선 ‘1260(세 바퀴 반 회전)’이 나올 것이다. 아직 1080을 못하는 선수들은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 정식 종목 채택

1959년 미국 산악지방에서 스키 대신 널빤지를 사용해 본 것이 스노보드의 시초. 1970년대 들어 서핑보드와 스키를 접목시키려는 시도로 지금 형태의 제품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스키 인구는 전통적으로 상류층이어서 미국의 힙합 등 길거리 문화가 섞여 있는 스노보드는 오랫동안 괄시받아오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때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한국은 ‘서태지와 아이들’이 1995년 4집 앨범에서 ‘프리스타일’이란 제목의 노래와 뮤직 비디오를 통해 스노보드를 소개하면서 빠르게 확산됐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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