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걸린 스포츠계]마케팅강화 자체수익 늘려야

  • 입력 1997년 12월 17일 20시 49분


《미국프로농구(NBA)의 시카고 불스팀.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과 데니스 로드맨, 토니 쿠코치 등 세계적인 스타들을 보유한 팀이지만 구단 인원의 20∼30%만이 경기부문에 투입되고 나머지 70% 이상의 인원은 입장권 판매와 팬 관리 등 수익 부문에 집중 배치된다. 철저한 고객 관리와 수익 사업으로 흑자를 남기는 시카고 불스같은 미국의 프로스포츠팀들이라면 「국제통화기금(IMF) 한파」에도 끄떡 없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 축구해설가로 활동중인 이용수 세종대 교수는 『미국의 스포츠, 특히 프로스포츠는 연고지제를 기반으로 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경영으로 자립 능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쉽게 팀이 해체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의 사정은 어떤가. 프로야구와 프로축구의 경우 정부의 주도로 대기업들이 팀을 창단했으나 스포츠팀을 홍보를 위한 도구로만 생각해 『매년 엄청난 적자가 난다』고 울상을 지으면서도 이윤을 남기기 위한 노력없이 운영을 해온 게 사실. 때문에 호황기에는 모기업의 이름을 빛내는 「홍보 첨병」으로서 그 가치가 빛나지만 불황기에는 「적자 기업」으로 제거 대상 1순위에 오른다. 실업팀들의 문제는 더 심각하다. 최근 「IMF 한파」로 실업팀들이 줄줄이 문을 닫는 주원인은 프로도 아마추어도 아닌 국내 실업팀들의 어정쩡한 성격 때문. 기업이 운영비를 대는 실업팀들은 성격상 수익사업은 할 수 없고 무조건 돈을 쓰기만 하는 적자기업으로 운영되다 보니 요즘같은 불경기에는 속수무책으로 된서리를 맞고 있다. 미국과 스위스에서 활동한 바 있는 한국농구연맹의 이재민 경기운영팀장은 『외국의 경우 아마추어팀은 지방자치 단체의 재정 지원과 지역 주민들의 뒷받침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세미프로의 형태를 띠고 있는 국내 실업팀들은 예산을 모기업의 지원에만 의존하다보니 경제한파에 약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운용대한체육회장은 『IMF 사태를 계기로 각 경기단체의 법인화를 추진하고 대표선수들의 훈련지원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을 걷어내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체육계가 더욱 단단한 토양위에서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순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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