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 때문에…” 과학고 출신 배달기사, 결국 의대 도전 프로그램 하차

  • 동아닷컴
  • 입력 2024년 2월 5일 14시 14분


코멘트

미미미누 측 “죄책감…누구에게든 원색적인 비난 말아달라”

‘헬스터디2’에 출연한 정순수 씨. 유튜브 미미미누 갈무리
‘헬스터디2’에 출연한 정순수 씨. 유튜브 미미미누 갈무리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과학고등학교에서 학교폭력(학폭)을 당하고 대학에 진학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샀던 정순수 씨(25)가 출연 중이던 유튜브 채널에서 자진 하차했다.

4일 유튜브 채널 ‘미미미누’ 측은 ‘헬스터디2 2화 영상 비공개 처리 안내’라는 제목의 공지문을 통해 “2화 업로드 이후 참가자 정순수 학생이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의 진위여부를 파악해달라는 제보를 접하게 되었고, 확인 결과 영상에서 말한 내용들은 모두 사실이었다”고 밝혔다.

미미누 측은 “하지만 그 과정에서 정순수 학생이 고교 시절 저지른 잘못을 고백하며 자진 하차 의사를 전했다”며 “또한, 영상이 기사화되면서 제3자까지 비난받는 상황이 초래되었기에 추가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영상을 비공개 처리하기로 결정했다”고 했다.

‘헬스터디’는 N수생을 대상으로 그해 수능 시험까지 모든 강의와 교재, 생활비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대입 콘텐츠다.

앞서 정 씨는 헬스터디2 참여자 중 한 명으로 선발돼 2화 영상에 출연했다. 그는 중학교 재학 당시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해 과학고에 진학했다. 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로 학교폭력을 당하고 부모님의 건강 문제까지 불거져 졸업 후 하루 12시간씩 배달 일을 하는 등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정 씨는 급성 패혈증에 걸리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n수’에 도전하며 의대 입학의 꿈을 키우고 있다는 사연으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같은 사연이 알려지자, 일각에서는 정 씨가 말한 것들에 대한 진위를 포함해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미미미누’는 지난 3일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의혹들을 해명했다.

먼저 가난한 것이 맞느냐는 의혹에 대해 미미미누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에 따른 기초생활수급자가 맞다”며 “생계급여, 의료급여 등의 증명서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씨 부모의 건강 상황에 대한 의혹과 관련해 미미미누는 “정 씨의 어머니는 양극성정동장애를 앓고 있으며, 아버지는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것 맞다. 이 역시 확인서가 있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학교폭력 피해에 관한 의혹이었다. 미미미누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열릴 정도의 학교폭력은 없었던 것 같다”면서도 “가난을 희화화하는 워딩은 사실이다. 정순수 학생에게 심한 말을 했던 친구 중 모두는 아니지만, 일부는 이번에 정말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순수 학생은 그 사과를 받아줬다”며 “제3자가 학폭 맞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건 사과하는 학생들에게도, 순수에게도 너무 힘든 일”이라고 했다. 이어 “순수는 진심 어린 사과를 받았고 더 이상 일이 커지길 원하지 않는다”며 “동기들에 대한 원색적 비난을 삼가 달라”고 호소했다.

미미미누는 “순수 학생이 하차하게 된 가장 큰 계기”라며 영상 외에 다른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순수 학생이 고등학교 1학년 때 다른 학생들의 노트북에 손을 댔다는 건 사실관계가 입증됐다. 3대였다”고 밝혔다. 정 씨는 당시 학교에서 미국 9박10일 체험학습 행사가 있어 300만~400만 원의 비용이 들었고, 가정 형편상 부모님의 도움을 받을 수 없어 이같은 잘못을 저질렀다고 한다.

당시 정 씨는 훔친 친구들의 노트북을 보관하고 있다가 일주일여만에 자수했고, 노트북은 그대로 돌려줬다고 한다. 당시 정 씨의 부모님도 사과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미미미누는 “과거에도 순수는 3명의 학생에게 진심으로 사과했고, 이번에도 또 사과했다”며 “학생들은 사과를 받아주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미미미누는 “정순수 학생의 힘찬 인생을 응원하고 싶었는데 (내가) 이런 상황으로 그를 내몬 것 같아 죄책감에 힘들다”며 눈물을 쏟았다.

이어 “순수 학생의 동기들도 학폭을 은폐한 집단이 되어버린 것 같다”며 “누구에게든 원색적인 비난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가 올린 영상으로 벌어진 일이니, 비난의 화살은 제게 쏘아 달라”고 덧붙였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