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진짜 마지막…급한 불 끈 TBS, 주어진 시간 단 5개월

시의회, 내년 5월까지 TBS 지원 연장키로
“추가 지원 없다” 공표…TBS 위기는 지속

서울시 지원금이 끊길 상황에 처했던 TBS(교통방송)가 5개월이라는 시간을 확보했다. 일단 기사회생은 했지만, 여전히 앞날은 불투명한 상태다.

24일 서울시의회(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 22일 제321회 정례회 제6차 본회의를 열고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과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출연 동의안’을 가결했다.

개정조례안에는 TBS에 예산지원을 중단하는 지원 폐지 조례 시행일을 내년 1월1일에서 6월1일로 5개월 유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시는 이 기간 동안 출연금 규모를 92억9769만원으로 책정했다. 급여, 퇴직급여, 조기희망퇴직수당 등 인건비가 72억9552만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금액은 추후 추가경정예산과 서울시의회 심의과정에서 달라질 수도 있다.

TBS에 이상 기류가 흐르기 시작한 것은 작년 여름부터다. 제11대 시의회 다수를 차지한 국민의힘은 개원 첫 날인 지난해 7월4월 소속 의원 76명 전원 명의로 ‘서울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을 발의했다. 이들은 TBS가 전 정부에서 편향적이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다수당의 힘은 막강했다. 2024년 1월1일부터 TBS 예산지원을 중단한다는 내용의 조례안은 그해 11월15일 서울시의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TBS는 전체 예산의 70% 가량인 약 300억원을 서울시 재정에 의존하는 구조로 운영된다. 2023년 TBS 출연금은 232억으로 전년보다 88억원 줄었다. 지원 폐지가 예정됨에 따라 2024년 출연금은 편성조차 되지 않았다.

TBS가 서서히 벼랑 끝에 몰리자 서울시는 뒤늦게 팔을 걷어붙였다. 시는 지난달 6일 TBS의 독립경영을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조례 시행을 내년 7월1일로 6개월 간 한시적으로 연기해달라고 시의회에 요청했다. 강철원 시 정무부시장은 지난 15일 시의회를 찾아가 여당 의원들에게 협조를 구하기도 했다.

시의회는 시의 반응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유예기간 동안 별다른 노력을 보이지 않다가 정작 시기가 다가오니 움직인다는 것이었다.

지난 22일 올해 마지막 본회의 직전까지도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지 않던 지원 연장건은 전례가 드문 본회의 중 원포인트 상임위원회를 거쳐 가까스로 가결됐다. 지원 기간은 시가 처음 요청한 6개월에서 1개월 줄었다.

공은 TBS로 넘어갔다. 시와 시의회는 이번이 최종 지원이라며 분명히 선을 그었다. TBS는 지난달 27일 정태익 대표이사와 박노황 이사장 명의의 입장문을 통해 민영화 추진의 공식 선언과 함께 대대적인 조직 재정비를 예고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