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문 열자마자” 오전 진료 마감…독감 기승에 오픈런 난리

  • 뉴스1
  • 입력 2023년 7월 31일 13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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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춤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7.28/뉴스1 ⓒ News1
주춤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가 최근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3.7.28/뉴스1 ⓒ News1
“소아과에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오픈런(개점질주)도 소용 없어요.”

독감에 걸린 초등학생 자녀의 치료를 위해 31일 오전 8시20분쯤 광주 북구 한 아동병원을 찾은 이모씨(45)는 ‘80번’이라는 대기 순번표를 받았다.

이 병원의 진료 시작 시간은 오전 8시40분이다.

일반적으로 병원이 문을 여는 오전 9시가 되니 대기 순번표는 100번대를 넘겼고 곧바로 이날 오전 진료 접수가 종료됐다.

병원을 찾은 환자는 대부분 독감이나 감기에 걸린 어린 아이들이었다.

병원 측은 주사실 공간이 부족하자 진료 대기실에서 아이들의 팔에 독감 주사를 놓기도 했다.

이씨는 “여름 휴가인데 아이가 갑자기 38도 이상의 고열과 인후통에 시달려 병원을 찾았다. 조금이라도 늦게 왔으면 진료를 못 받을 뻔했다”면서 “오픈런을 해도 진료받기까지 장시간이 소요돼 약을 넉넉하게 받아가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두 자녀를 데려온 전모씨(39)도 “코로나19 이후 이렇게 다시 마스크를 쓸 줄 몰랐다. 아이를 키우는 주변에서 다들 독감으로 난리다”며 “아이들 방학에 맞춰 호텔 예약 등을 해놨는데 취소가 안 된다는 하소연들도 많다”고 말했다.

여름 휴가철에 독감이 극성을 부리고 코로나19 재유행이 맞물린 최근 광주 소아청소년과 병원 대부분에서 이같은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

광주시·전남도 감염병관리지원단에 따르면 광주지역 28주차(7월9~15일) 인플루엔자(독감) 의사환자는 외래환자 1000명당 13.3명으로 지난 27주차(12.6명)에 비해 0.8명 늘었다.

질병관리청이 정한 2022-2023절기 인플루엔자 유행기준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4.9명이다.

광주 인플루엔자 발생률은 24주차 8.4명에서 25주차 11.0명, 26주차 12.0명, 27주차 12.6명, 28주차 13.3명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전남지역의 상황은 더 좋지 않다.

전남은 25주차에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24.1명에 달한 이후 26주차에 12.7명, 27주차 18.6명. 28주차에 15.2명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엔데믹 선언이 된 코로나19 확진자가 최근 급증한 것도 소아청소년과의 오픈런 상황을 부추기고 있다.

광주지역은 6월5주차 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907명이었지만 7월1주차에 5024명, 2주차에 6601명, 3주차(16일~22일)에 9418명으로 늘어났다.

23일에는 신규 확진자가 614명으로 줄었으나 24일에는 1419명, 25일에는 2193명, 26일에는 1761명 등 1000명대 확산세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지역도 지난주부터 1700~1900명대 일일 신규 확진자가 지속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의심증상이 발생하면 의료기관에 방문해 진료를 받고, 확진 시에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등 등교를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광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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