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나고 위험”… 한강공원 뒤덮은 토사 청소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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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으면 악취나고 청소비 급증
서울시, 443명 투입해 정비 나서
이르면 내일 재개장 검토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인부들이 장비를 동원해 쌓인 흙 등을 치우고 있다. 서울시는 17일부터 침수된 한강공원 일대에서 청소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인부들이 장비를 동원해 쌓인 흙 등을 치우고 있다. 서울시는 17일부터 침수된 한강공원 일대에서 청소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공원을 뒤덮은 토사를 빨리 치우지 않으면 악취가 난다. 오늘 안에 다 치워야 한다.”

폭우가 지나간 18일 서울 서초구 반포한강공원에서 청소 작업을 지휘하던 서울시 미래한강본부 관계자는 “또 비가 올 텐데 지금 치우는 게 어떤 의미가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 관계자는 “하루 10시간씩 직원들이 청소에 매달리고 있다. 시민들을 위해서라도 청소를 최대한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이라고 했다.

13일부터 내린 집중호우로 서울 시내 한강공원 11곳이 모두 침수됐다. 서울시는 한강 수위가 낮아진 17일부터 청소에 나섰다. 이르면 주말(22∼23일) 전에 한강공원 정비를 마무리하고 출입 통제를 해제하는 게 목표다.

● 개흙 굳으면 청소비용 5배까지 늘어
시가 이처럼 공원 정비를 서두르는 것은 슬러지(sludge)라고 부르는 개흙이 굳으면 청소가 더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침수된 공원 청소에 예산 약 4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개흙이 굳으면 비용은 최대 5배까지 늘어나게 된다. 시 관계자는 “미끄러짐 사고 위험도 높아 최대한 빨리 치우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포한강공원에는 보행로와 차도, 의자 등 곳곳에 개흙이 쌓여 있었다. 폭우로 한강 수위가 넘치면서 강 밑바닥에 있던 흙이 올라온 것이다. 기자가 장화를 신고 밟자 순식간에 종아리까지 진흙 속에 파묻혔다.

시는 청소 인력 230명과 장비 운행 인력 213명 등 총 443명을 투입해 한강공원 정비에 나섰다. 투입된 청소 인력들은 포클레인, 물차 등을 이용해 같은 곳을 2, 3번 이상 반복해 치우며 분주히 흙을 씻어냈다.

보행로에서 흙을 걷어낸다고 공원을 곧바로 열 순 없다. 보행로와 차로 청소가 끝나면 이어 공원 내 시설물 정비가 필요하다. 벤치 등 고정식 시설물은 이미 흙이 말라 최소 7번 이상 손으로 직접 닦아야 한다. 지난달 기준으로 한강공원에는 벤치 3824개가 있다. 매점, 화장실, 공원안내도 등을 포함하면 고정식 시설물이 5797개에 달한다.

● 팔당댐 방류량 보면서 재개장 일시 결정
시는 팔당댐 방류량이 초당 1만5000t을 넘어서면 한강공원 출입을 통제하고 부유식 시설물의 고정 장치를 빼내는 작업을 진행한다. 고정장치를 제거하지 않으면 강 범람 시 시설물이 물 위로 떠오르지 않고 그대로 잠기거나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는 이번 호우를 앞두고도 매점, 화장실 등 부유식 건물 52곳과 화장실, 자전거 대여소 등 이동식 시설물 53곳을 미리 정비했다. 시 관계자는 “한강공원 중 가장 저지대인 반포가 가장 침수가 잦고 고지대인 잠원은 비교적 피해가 적다”며 “공원별 침수 상황에 따라 시설물 이동 및 청소 작업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시는 향후 강수량을 지켜보며 한강공원 재개장 일시를 정할 방침이다. 21일부터 서울 지역에 다시 비가 예보된 만큼 팔당댐 방류량이 변동될 가능성이 높다. 주용태 서울시 미래한강본부장은 “올해 여름 비 예보가 많은 만큼 한강공원 침수 시 가급적 빠르게 정비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
#한강공원 뒤덮은 토사 청소#굳으면 악취나고 청소비 급증#슬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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