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물폭탄’ 2011년 우면산 기록 넘었다…역대급 폭우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7일 15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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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청양 580㎜…우면산 산사태 등 넘어
전국 많은 비…충청 등 누적 강수량 500㎜
"지속해서 많은 비 누적되면서 피해 발생"
20일만에 평년 장마철 강수량 1.3~1.4배
소강상태 뒤 또 정체전선 북상해 피해 우려

전국적 ‘물폭탄’으로 최소 50명 이상의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이번 집중호우는 정체전선이 머무르는 지역에 유례없이 많은 양의 비가 지속적으로 내리며 피해를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이날 오후 1시까지 이번 비로 인한 최다 누적 강수량은 충남 청양(정산)이 580㎜로 관측됐다.

이는 2011년 우면산 산사태 당시 서울(남현) 462㎜, 지난해 8월 수도권 집중호우 때 경기도 광주(지월) 534㎜, 태풍 ‘힌남노’ 때 경북 포항 393㎜를 훌쩍 뛰어넘은 양이다.

최다 일 강수량도 이번 폭우 때 전북 익산 388.0㎜로, 우면산 산사태(359㎜), 수도권 집중호우(381.5㎜), 힌남노(342.4㎜)를 제친 수준이었다.

이번 폭우의 경우 경남을 제외하면 전국 대부분 지역이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15일까지 누적 강수량 300㎜ 이상을 넘겼고, 특히 많은 피해가 발생한 경북북부내륙, 충청권, 전북 등은 같은 기간 누적 강수량 500㎜ 이상으로 예외없이 ‘물폭탄’을 맞았다.

다만 많은 피해를 유발하는 최다 시간당 강수량의 경우 피해가 집중된 지역이 아닌 전남 광양(73.6㎜)에서 관측된 게 이전 집중호우와 다른 양상이라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수시 브리핑에서 “우면산 산사태, 수도권 집중호우의 경우 좁은 지역에 시간당 강우량 100㎜ 이상의 강한 비가 집중돼 피해가 발생했다면, 이번에는 지속해서 많은 비가 누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부연했다.

실제 지난 15일까지 내린 장맛비의 양은 평년 장마철 수준을 뛰어넘은 상태다. 과거 장마철에 중부지방은 평균 31.5일 동안 378.3㎜, 남부지방은 31.4일 동안 341.1㎜의 비가 내렸다.

이번의 경우 중부지방은 20일 동안 489.1㎜로 평년의 1.3배, 남부지방은 21일 동안 473.4㎜로 1.4배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여기에 7월 하순까지 장맛비가 이어질 수도 있어 추가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당장 당장 18일부터 19일 새벽까지 정체전선이 자리한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은 시간당 30~80㎜의 폭우가 예상된다.

정체전선은 목요일인 20일부터 일본 남동쪽 해상과 중국 남부로 남하, 남부지역을 중심으로만 비가 내리는 등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토요일인 22일부터 다시 북상해 전국에 비를 뿌릴 전망이다.

박 예보분석관은 “17~19일 강한 비 이후 20~21일이 재해 응급 복구와 구조작업의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며 “이 기간에 철저한 사전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17일 오전 11시 잠정 집계된 인명 피해는 총 83명이다. 사망 40명, 실종 9명, 부상 34명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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