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김성태 “北에 총 1000만달러 전달… 부대비용 200만달러 포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0일 03시 00분


코멘트

“기존 800만달러보다 많아” 檢 진술
1000만달러 ‘이재명 뇌물’ 적용할듯
金, 비상장사 통해 500억 빼돌려
일부는 대북송금에 쓰였을 가능성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2023.1.17/뉴스1
해외 도피생활 중 태국에서 체포된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2023.1.17/뉴스1
쌍방울그룹 실소유주인 김성태 전 회장(수감 중)이 북한에 전달한 돈이 기존에 알려진 800만 달러(약 101억 원)를 넘어 총 1000만 달러(약 126억 원)에 이른다는 김 전 회장의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대북송금이 시작된 후 김 전 회장은 500억 원대의 금액을 비상장 계열사들로부터 빼돌린 것으로 밝혀졌다.
●“쌍방울 대북송금 규모 1000만 달러”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는 최근 김 전 회장으로부터 2019년 전후 북한에 전달한 돈이 1000만 달러라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대북경제협력 비용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비용 800만 달러 외에도 행사 및 교통 비용 등 대북송금 부대비용으로 200만 달러(약 25억 원)를 더 지출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1000만 달러 전부가 사실상 이 대표에 대한 뇌물이라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2019년 1, 4월에 전달한 500만 달러(약 63억 원)의 경우 경기도와 북한이 합의한 스마트팜 사업비를 김 전 회장이 대납했기 때문에 제3자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한다. 2019년 11, 12월 전달한 300만 달러(약 38억 원)는 이 대표의 방북 비용을 대신 낸 것인 만큼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 차례의 자금 전달 과정에서 지출된 200만 달러의 경우 사용처에 따라 제3자 뇌물죄 또는 뇌물죄를 나눠서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같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영수증 등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물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지금까지 검찰에 ‘령수증’이라고 표시된 북한 문건 3장을 제출했다고 한다. 이들 문건에 기입된 총액은 600만 달러(약 7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나머지 400만 달러(약 50억 원)가 어디에 쓰였는지, 또 이에 대한 물증이 있는지 확인하고 있다.
●페이퍼컴퍼니에서 빠져나간 500억 원대 자금
검찰은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시작한 2019년 1월부터 김 전 회장이 실질적으로 지배 중인 페이퍼컴퍼니 5곳에서 500억 원대의 대규모 자금이 빠져나간 정황을 확인하고 대북송금 자금이 여기서 나온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김 전 회장은 먼저 쌍방울의 지주사인 칼라스홀딩스에서 2019년 1월∼2020년 12월 약 150억 원을 쌍방울 임직원 계좌로 이체하고 수표로 출금했다고 한다. 김 전 회장은 출금한 수표를 더 작은 금액의 수표나 현금으로 바꿔 추적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계열사인 착한이인베스트에서도 2019년 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약 190억 원을 출금했다고 한다. 두 회사에서 출금이 시작된 2019년 1월은 첫 대북 송금이 이뤄졌던 시기다.

이 밖에 오목대홀딩스에서 약 100억 원, 희호컴퍼니에서 약 80억 원, 고구려37에서 약 10억 원의 자금이 출금됐다고 한다. 검찰은 이 금액 중 일부가 대북송금에 쓰였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전 회장의 ‘금고지기’로 알려진 전 쌍방울 재경총괄본부장 김모 씨는 11일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안팎에선 김 씨의 귀국으로 쌍방울 관련 수사가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김 전 회장의 호화 도피를 돕다가 캄보디아 국경에서 붙잡혀 송환됐던 수행비서 A 씨는 9일 구속됐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김성태#북한#대북송금#이재명 뇌물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