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와 사과는 같이 두지 마세요”…설날 남은 과일 관리법은?

  • 뉴시스
  • 입력 2023년 1월 23일 0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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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부 오모(42)씨는 멀리서 찾아온 가족을 맞이하기 위한 명절맞이 음식 준비에 몸과 마음이 분주하다. 하지만 연휴 마지막 날이 되면 다른 음식들을 먹고 즐기느라 과일만 쌓였다. 지난 추석 때는 선물로 들어온 남은 과일들을 처리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23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제수용으로 남거나 선물로 받은 과일은 키친타월(종이행주)에 감싸서 포장하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작물의 부패를 촉진하는 ‘에틸렌’을 많이 생성하는 사과는 배, 단감 등과 함께 두면 좋지 않다.

남은 과일을 말리거나 청으로 만들면 생과일보다 오래 보관할 수도 있다. 소화가 잘되거나 비타민C가 풍부한 과일을 곁들인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궁합 안 맞는’ 사과·배 분리…키친타월로 감싸서 포장

과일 보관의 첫 번째 핵심은 ‘보관 온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사과와 배, 포도, 단감, 키위 등 대부분 과일은 0도, 상대습도 90~95%로 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다.

과일을 보관할 때 ‘에틸렌 반응성과 민감도’도 중요하다. 에틸렌은 과일을 저장할 때 나오는 식물 노화 호르몬으로 작물의 노화와 부패를 촉진한다. 에틸렌을 많이 생성하는 사과는 배, 포도, 단감, 키위 등과 함께 저장하지 말아야 한다.

특히 사과는 대표적으로 에틸렌을 많이 생성하는 과일이다. 최근 사과·배를 선물용으로 한 상자에 혼합 포장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과에서 나오는 에틸렌 호르몬에 의해 배 품질이 빠르게 변하므로 반드시 분리해 보관한다. 다만 덜 익은 바나나, 키위, 아보카도 등 후숙(익히기)이 필요한 과일을 빨리 먹고 싶을 때는 사과를 곁에 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남은 과일을 포장할 때는 키친타월 한 장으로 감싸준 후 투명 비닐봉지나 랩을 이용해 한 번 더 감싸준다. 키친타월은 지나친 습도로 인해 생기는 부패 현상을 막아주고 투명 비닐봉지와 랩은 수분 손실을 억제해 과일의 신선도를 오랫동안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보관 수명 늘리려면…쫄깃쫄깃 ‘말랭이’와 과일청으로

설 명절 남은 과일을 말랭이(건과)로 만들면 생과일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으며 쫄깃하게 즐길 수 있다.

말린 과일에는 생과일에 함유된 영양성분이 농축돼 있다. 또 생과일보다 당도가 4~5배 높다. 10~13°Bx(브릭스)의 배를 가정용 식품 건조기에 말리면 50~60°Bx까지 당도가 높아지는 것이다.

말랭이에 풍부한 식이섬유는 변비에 좋고 대장 내 독성물질을 흡착해 대장용종 발생 위험률을 낮춘다고 알려져 있다. 다만 열량이 높으므로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과일 말랭이를 만들 때는 재료 두께에 따라 온도와 시간을 조절해야 한다. 식품 건조기를 사용할 때는 과일을 0.5~1㎝ 두께로 썰어 60~70도에서 7시간 건조한다. 70도로 예열한 오븐에 약 12시간 정도 말리거나 프라이팬을 사용해 약한 불로 구우면서 말릴 수도 있다.

청을 만들어 차로 즐겨도 좋다.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사과청은 사과와 설탕을 1:1로 넣어서 만들면 된다. 기침,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좋은 배청은 배, 도라지, 꿀을 각각 1:1:1로 하면 완성된다. 단감과 설탕을 1:1로 넣어 만든 단감청은 눈 건강에도 좋고 요구르트에 넣어 먹어도 맛있다.

◆사과 보쌈·배 해물잡채…과일 곁들여 즐기세요

과일을 곁들여 음식을 만들면 명절 음식의 느끼함을 잡아주고 건강도 챙길 수 있다. 우선 사과에는 비타민C와 유기산이 많이 들어 있어 몸의 피로를 풀어주고 활력을 증진하는 효과가 있다. 위액 분비를 촉진해 소화, 흡수를 돕고 배변 기능에도 도움을 준다.

명절에 자주 즐기는 통삼겹살 보쌈에 사과를 함께 곁들이면 좋다. 냄비 바닥에 사과, 양파, 마늘, 대파를 깔고 물을 2분의 1컵 붓는다. 통삼겹살을 이등분해 올리고 된장을 넣고 잘 섞은 뒤 끓어오르면 뚜껑을 덮어 중약 불로 1시간 동안 찌듯이 익힌다. 고기만 꺼내 한 김 식힌 뒤 먹기 좋게 썬 뒤 납작 썬 사과와 번갈아 접시에 담으면 된다.

낙지초회를 만들 때도 사과를 채 썰어 내면 더 상큼하게 즐길 수 있다. 밀가루로 깨끗이 헹군 낙지를 끓는 물 3컵과 함께 20초간 데친다. 이어 물 3분의 1컵에 다시다 1장을 넣어 끓어오르면 불을 끈 뒤 가다랑어포를 넣어 3분간 우려 초회소스를 만들어 준다. 초회소스로 간을 맞춘 후 사과와 양파는 채 썰고 데친 낙지도 같은 길이로 썰어준다. 마지막으로 홍고추와 쪽파를 송송 썰면 완성된다.

배는 기침, 가래,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 예방에 탁월하다. 효소가 많이 들어 있어 소화를 돕는 작용도 한다. 채 썬 배에 채소, 오징어, 새우를 넣고 유자 겨자소스로 버무리면 일반 잡채보다 열량이 낮은 잡채를 만들 수 있다.

[세종=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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