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확대해 필수의료 의사 늘리고 응급-소아-분만 등 수가 올려 보상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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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서비스, 중산층까지 확대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일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이 8일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을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제공
보건복지부의 9일 업무보고 중 핵심 정책은 ‘의대 정원 확대’다. 점점 더 심각해지는 필수의료 공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필수의료 분야는 중증·응급, 소아, 분만 등 생명과 직결되지만 업무 강도가 높고 금전적 보상이 적어 의사들이 기피하는 분야를 말한다. 꼭 필요한 진료를 받지 못해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의사 수 자체를 늘리고 의료진에 대한 보상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전날 업무보고 사전브리핑에서 “우리가 꼭 필요로 하는 분야에 의료 인력이 부족하다”며 “의대 정원 증원 정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조속히 의료계와 협의를 시작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시점은 못 박지 않았지만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이 지나는 3, 4월경 본격적인 협의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의대 정원(3058명)은 2006년부터 그대로다. 앞서 복지부는 2020년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가 전공의 파업 등 의료계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코로나19 사태 안정화 이후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발표한 건 필수의료 공백이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의료 현장의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가천대 길병원 등 대형 병원에선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부족해 아픈 아이들의 입원 진료가 중단됐다. 지난해 7월에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할 의사가 없어 사망하기도 했다.

정부가 이달 안에 발표할 필수의료 대책에는 공공의료 기능을 담당하는 곳에 건강보험이 병원에 지급하는 수가(酬價)를 올리는 ‘공공정책수가제’ 도입도 포함된다. 진료 횟수가 많을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인 지금의 ‘행위별 수가제’하에서는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어렵다는 점을 보완한다.

복지부는 지난 정부에서 보장성이 강화된 자기공명영상(MRI), 초음파 등의 항목을 재점검해 건강보험 재정개혁 대책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달부터 연구 용역을 시작해 9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에 주로 취약계층이 이용하던 사회 서비스는 중산층도 이용할 수 있도록 확대한다. 사회 서비스란 노인, 아동, 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하는 돌봄 서비스 등을 통칭한다. 다만 소득 수준에 따라 정부 지원금과 개인 부담에 차이를 둔다.

한편 질병관리청은 업무보고를 통해 올해 생후 2, 4, 6개월 아이들을 대상으로 로타바이러스 감염증 백신 무료 접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영아를 둔 부모들은 8만∼19만 원씩 2, 3회 접종비를 내야 했는데 이 부담을 덜 것으로 보인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
#의대 정원 확대#돌봄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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