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정시설 수용자에게 채식 식단 제공해야…대책 마련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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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5월 10일 1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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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인권위 홈페이지 캡처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인권위 홈페이지 캡처
교정시설에 수감된 수용자에게 채식 식단이 제공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이나 정책 마련 등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는 교정시설 내 채식 식단 제공 및 반입가능 식품 품목 확대 등을 위해 관련 법령을 개정하거나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법무부장관에게 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구치소 수감자 A 씨는 수용 기간 중 구치소가 채식주의 식단을 제공하지 않고 A 씨의 현미 자비구매 요청도 거부해 완전 채식주의자인 A 씨의 양심의 자유 등을 침해했다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구치소장은 “A 씨가 원하는 채식 반찬의 양을 늘려서 별도로 지급하고, 과일 구매 횟수를 주 2회에서 3회로 늘려주는 등 A 씨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현미 자비구매 요청의 경우 현미가 자비구매물품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불허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인권위 침해구제제2위원회는 구치소장이 채식주의 신념을 가진 A 씨의 고충 해소를 위해 노력했던 점 등을 고려해 사건을 기각했다. 다만 채식주의 신념을 가진 수용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양심의 자유, 건강권 등을 보장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최근 유럽, 미국 등에서 교정시설 내 채식주의 신념을 가진 수용자에 대한 식단 제공에 변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 지난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는 교정시설을 비롯한 주가 운영하는 병원 및 요양시설 등에서 식물성 식단을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법률을 제정한 바 있다.

인권위는 “채식주의 신념을 가진 수용자가 인간의 존엄성 및 양심의 자유, 건강권 등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장관에게 관련 사항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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