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L변이 영향력?…전문가들 ‘’‘찻잔 속 태풍’ 그칠 듯”

  • 뉴시스
  • 입력 2022년 4월 12일 16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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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2 유전자가 재조합된 ‘XL 변이’가 국내에서 처음 확인됐다. XL의 전파력, 중증도 등 특성은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지만, 국내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지난 2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XL변이는 오미크론의 하위 계열로, 전파 사례도 우려할 정도로 많지 않다고 보고 있다. 영국보건안전청(HSE)에 따르면 XL변이는 특별히 확산되지 않고 소멸됐다. 현재까지 영국에서 확인된 사례는 66건이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XL변이는 영국에서 처음 출현한 이후 XE변이와 달리 전파 사례가 많지 않아 기존 변이와 비교해 급속히 퍼져나갈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면서 “우리나라는 영국과 상황이 조금 다르지만, 추가 확진 사례들이 잇따르지 않는다면 국내 영향력은 ‘찻잔 속 태풍’일 것”이라고 짚었다.

백순영 가톨릭대 의대 명예교수(미생물학교실)도 “국내에서 발견된 XL변이가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다를 가능성이 있지만, 오미크론의 일종일 뿐”이라면서 “XL변이는 현재까지 전파 사례가 많은 것도 아니고 더 위험하다는 과학적 근거도 아직 없어 영향력이 작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월 영국에서 처음 발견된 XE변이는 오미크론 변이 BA.1과 BA.2가 혼합된 것으로, 전파력이 BA.2보다 10%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XL변이는 오미크론 변이로 분류는 돼 있지만, 아직 전파력이나 중증도 등이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국내에서 첫 발견된 XL변이가 해외에서 유입된 것이 아닌 국내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백 교수는 “국내에서는 미국이나 영국과 달리 BA.1과 BA.2가 1월 말께부터 동시에 유행한 만큼 확진자가 두 개의 바이러스에 같이 감염된 후 바이러스가 해체되면서 유전자들이 재조합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국내에서 처음으로 XL변이에 감염된 사람은 해외 여행을 다녀온 이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국내에서 발견된 XL변이가 영국에서 발견된 것과 시퀀스(염기배열)가 완전히 똑같은지, 또 전파력이 얼마나 강한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향후 다른 변이가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계를 늦춰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엄 교수는 “우리나라는 제법 큰 유행을 경험한 만큼 우리나라에만 출현하는 변이가 생겨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백 교수는 “국내에 과연 XL변이만 있을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면서 “XL변이 이외의 변이 발생에 대비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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