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역차별·부동산·일자리 文정책 ‘분노’…이대남 “그래서 尹”

  • 뉴시스
  • 입력 2022년 3월 10일 15시 05분


코멘트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20대 남성 유권자들의 표심은 국민의힘을 향했다. 국민의힘이 줄곧 2030 남성에 공을 들이고 더불어민주당이 막판에 ‘이대녀’를 공략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9일 방송3사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이하 남성의 58.7%는 윤석열 당선인에게 표를 줬다. 같은 나이대 여성의 33.8%가 윤 당선인을 지지한 것과 대비되는 모양새다. 30대 남성의 52.8%도 윤 당선인을 선택하면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10.2%p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를 두고 2030세대 남성을 중심으로 정권 교체 바람이 강하게 일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젊은 남성들이 젠더·부동산·일자리 등 정책 전반에 걸쳐 현 정부에 실망했고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윤 당선인을 선택한 것으로 판단했다.

전날 대선에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준 직장인 김모(28)씨는 “문재인 정부에게 20대 남성들이 등을 돌린 이유는 공공기관에서의 군 가산점 폐지 등 특정 성별에 혜택을 주는 ‘역차별’적 정책 때문”이라며 “윤석열이 이재명보다 실력은 부족해도 젠더 정책에서 20대 남성들이 느꼈던 답답함을 해소해주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모(29)씨도 “나뿐 아니라 지인들도 남성으로서 군 입대 등 구조적 역차별에 불만을 종종 느꼈다”며 “그런데 이렇게 관심 받지 못하던 불만을 처음 조명해준 게 국민의힘 측이라서 지지했다”고 밝혔다.

청년들의 삶과 직결된 일자리 및 부동산 문제에 분노해 마음을 돌린 유권자도 있었다.

올해 제대하고 공공기관 취업을 준비하는 박모(25)씨는 “각종 할당제로 설 자리가 점점 없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우리 세대가 공정에 민감하다고 하는데, 그런만큼 새 정부에서는 이런 측면이 정책이 반영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에 사는 최모(32)씨는 “가장 피부로 와 닿는 게 집값 문제인데, 정권이 바뀌면 규제도 완화되고 어느 정도 안정되지 않겠냐”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다만 직장인 윤모(27)씨는 “윤석열의 당선이 그 인물 자체에 대한 기대보다는 현 정부 심판으로 이뤄진 것 같다”며 “‘잘하겠지’하는 마음보다는 ‘제발 기본만 했으면’하는 불안함이 더 크다”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2030세대 남성이 집권 여당에 대한 대안으로 윤 당선인을 택했다고 판단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강한 네거티브 정서가 유지되는 와중에, 자신을 대변해주는 정치세력의 등장에 호응했다는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2030세대 남성에게 부담이 되는 정부의 젠더, 부동산, 일자리 정책 등에 상당히 실망한 것”이라며 “그 대안으로 윤석열을 선택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성가족부 폐지, 성범죄 무고 처벌 강화 등 젠더 관련 공약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창선 정치평론가는 “(젠더 공약으로) 이대남은 잡았지만 이대녀는 잡지 못했다”며 “‘성별 갈라치기’라는 낙인이 찍히고 당 차원에서 큰 득이 된 건 없었다”고 평가했다.

박 평론가도 “국민의힘이 여성들을 외면하는 정책을 계속하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이기기 힘들다”며 “과감하게 20대 남성 표심만 쫓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