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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3일 함께한 아버지…갓 태어난 딸 74살 돼서야 돌아왔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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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2-10 13:12
2022년 2월 10일 13시 12분
입력
2022-02-10 13:11
2022년 2월 10일 13시 1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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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4·3 희생자 유족이 10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발굴 유해 신원확인 보고회’에서 유해함에 이름표를 붙이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아버지가 살아온 것만큼 기쁘고 마음이 시원합니다. 힘써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
제주 4·3의 광풍 속에 희생된 지 74년, 유해로 발굴된 지 10여 년만에 4·3 희생 영령 5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제주4·3평화재단은 10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교육센터에서 4·3 희생자 유해발굴 신원확인 보고회와 유해 봉안식을 개최했다.
이날 74년 만에 가족 품에 안긴 희생자는 고군현씨(1926년생), 김영송씨(1918년생), 김석삼씨(1914년생), 김규희씨(1924년생), 양희수씨(1923년생) 등 5명이다. 모두 4·3 당시 군법회의를 통해 희생됐거나 행방불명된 이들이다.
제주4·3 희생자 유족들이 10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발굴 유해 신원확인 보고회’에서 유해함을 앞에 두고 묵념하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5명의 유해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제주국제공항 남북활주로 서북쪽과 동북쪽에서 발굴해 수습됐으나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신원을 알 수 없는 상태로 남아있었다.
유전자 검사 방식인 STR1, SNP2 검사로도 신원을 특정할 수 없었지만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을 적용하고, 유가족 153명의 추가 채혈을 통해 74년만에 이름을 되찾게 됐다.
특히 군법회의 희생자인 김규희씨는 지난해 누나인 101세 고령의 유족이 채혈한 덕분에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유족대표로 참여한 고(故) 김석삼 희생자의 딸 김영숙씨는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버지를 잃었다. 돈을 벌기 위해 일본으로 떠난 아버지가 딸 얼굴을 보겠다며 귀국한 지 3일 만의 일이었다.
10일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에서 열린 ‘4·3 희생자 발굴 유해 신원확인 보고회’에서 한 유족이 추도사를 하고 있다. 2022.2.10/뉴스1 © News1
김씨는 “1948년 딸의 출산소식을 듣고 기쁜 마음으로 고향을 찾은 아버지는 3일이란 짧은 시간을 함께 하시고는 가족들과 헤어지게 됐다”며 “그렇게 아버지는 74년이란 세월이 흐른 오늘 가족을 다시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아버지란 가족들을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 속의 막연한 존재였다”며 “이제 이곳에 편히 모시게 돼 늦게나마 자식의 도리를 할 수 있게 됐다”고 감사함을 전했다.
고 김영송씨의 딸 김인희씨는 70여 년 전 아버지가 행방불명되고 난 후 어머니, 동생들과 함께 한많은 인생을 살아왔다.
김인희씨는 “아버지 뿐 아니라 작은아버지, 고모, 할머니 모두 4·3때 돌아가셨다”며 “아버지 신원이 확인됐다는 소식을 듣고는 아무 생각도, 눈물도 나지 않고 멍했다. 유해로라도 돌아오신 게 너무 시원하고, 기쁘다”고 말했다.
신원확인 작업을 진행한 이숭덕 서울대학교 법의학 교수는 “나머지 분들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감식 방법에 대한 고민과 유가족분들의 참여가 중요하다”며 “일반적 유전자 감식과 달리 유해의 경우 여러 가족관계의 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만섭 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추도사를 통해 “행방불명인의 명예회복과 유해를 찾는 일은 우리 모두의 책무”라며 “아직 신원확인이 안되신 273분의 이름을 찾아드리고 가족의 품으로 모시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제주국제공항, 표선면 가시리, 서귀포 강정동 및 상예동 등 암매장 추정지에서 발굴된 유해는 모두 411구로, 이날까지 총 138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신원 미확인 유해에 대한 보존 및 시료 채취 절차를 거쳐 전문기관에서 유전자 검사를 실시하고 유가족 채혈과 대조를 통해 신원확인을 진행할 예정이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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