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4.9 지진 다음날 제주도민은?…일상 복귀했지만 불안감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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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2월 15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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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해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한 모습.(제주도교육청 제공)2021.12.14/뉴스1 © News1
14일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해 제주도교육청 직원들이 건물 밖으로 대피한 모습.(제주도교육청 제공)2021.12.14/뉴스1 © News1
제주도를 흔든 규모 4.9의 지진이 큰 피해 없이 지나가며 도민사회도 평정을 되찾고 있다. 다만 수개월에서 1년까지 상당 기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15일 기상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이후 이날 현재까지 총 15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앞선 14번의 여진은 1.3~1.7 규모로 일반인이 느끼기 어려운 수준이었으나 이날 오후 3시6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0㎞ 해역에서 발생한 15번째 여진은 규모 2.8, 최대진도Ⅱ였다.

진도Ⅱ의 지진은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강도다.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제주 서귀포 서남서쪽 41㎞ 해역서 지진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한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 면세점에서 직원들과 관광객들이 밖으로 대피해있다. 2021.12.14/뉴스1 © News1
난생 처음 겪어보는 지진 공포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운 도민들도 있었지만, 22시간이 지나가는 현재까지 큰 피해 신고가 접수되지 않으며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조모씨(27)는 “처음 지진이 발생했을 때 놀라긴했지만 재난문자도 빠르고, 해일 위험도 없다고 해서 크게 불안하지 않다”며 “다만 제주도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게 증명된 만큼 대피교육 같은 게 필요할 것 같다. 막상 지진이라고 하니 머릿속이 하얘지더라”고 말했다.

아이 둘을 둔 김모씨(41)는 “난생 처음 간략하게나마 집에 있는 생수와 라면 등으로 생존가방을 꾸렸다”며“일상적으로 일을 하기는 하지만 자연 재해란게 예측이 불가능하니 불안감이 여전하다”고 전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거주하는 오모씨(58)는 “여진이 있었다고 하는데 전혀 느껴지지도 않아서 불안한 마음은 없다”며 “오히려 타지역에 있는 지인들이 많이 걱정해주고 안부 연락이 많이 오고 있다”고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서귀포에서 식당을 운영중인 이모씨(42)는 “걱정이 크긴 하지만 가게 문을 닫을 수는 없지 않겠느냐”며 “그래도 여진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뉴스 등을 통해 수시로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려했던 여행 취소 움직임도 없는 상태다. 여행업계는 오미크론과 코로나19 방역 강화 영향으로 관광객이 줄어들긴 했지만 아직까지 지진으로 인한 취소 사례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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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내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지진 발생 이후 투숙 예정자들 가운데 안전과 관련한 문의전화가 몇건 있기는 했으나 실제 취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항공업계 관계자 역시 “오미크론으로 가을에 비해 항공편 예약률이 20% 정도 떨어졌다”며 “지진으로 인한 변동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진 발생 직후 현재까지 제주도 소방안전본부에 접수된 신고건수는 총 116건이다. 그중 110건이 단순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신고였다.

나머지 6건은 창문이 깨지거나, 벽면에 균열이 생기는 등 대부분 경미한 피해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10시54분과 오후 1시15분에는 서귀포시 강정동과 제주시 외도일동에서 화장실 타일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고가 접수됐으나 지진과의 관련성은 아직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또 제주공항, 발전소, 한전, 제주도시가스 등 도내 기반시설 피해 역시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록 이번 지진은 큰 피해 없이 지나갔으나 제주도는 지진 대응체계 강화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주재한 ‘지진 발생에 따른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제주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다”라며 “전 부서에서는 지진에 대비한 대응체계를 강화하는 데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는 이날 지진 피해시설물 위험도 평가단을 소집해 국토교통부 산하 국토안전관리원과 합동으로 피해 접수 시설물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다.

기상청은 여진이 오랜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규모 4.9 정도의 지진이 발생한 뒤에는 상당히 긴 기간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며 “여진이 수개월에서 1년 정도까지 이어질 수 있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지진은 1978년 기상청 관측 이래 제주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강력한 지진이자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지진 중 11번째로 강력한 지진으로 기록됐다.

(제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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