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남일 인 줄…” 제주 4.9 지진에 불안감 속출

  • 뉴시스
  • 입력 2021년 12월 15일 09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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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은 남의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는 아닌가 보네요”

섬 전체가 흔들릴 정도의 강한 지진 발생에 제주 도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야 했다. 제주시 오라동에 사는 주부 A(38)씨는 갑작스런 지진에 깜짝 놀랐다.

그는 “집 안에서 큰 진동은 느끼지 못했지만 규모가 4.9나 되는 지진이 제주에서 발생한 사실만으로도 놀랍다”면서 “다시 큰 지진이 나타난다면 공포스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4일 오후 5시19분께 제주 서귀포시 인근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났다. 기상관측 이래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11번째(공동)로 큰 규모에 해당한다.

제주 섬은 물론 전남 등 일부 지역이 흔들릴 정도였다는 평가다. 이는 올해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 가장 큰 규모로 꼽힌다.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 진도 4가 넘는 지진이 있었던 것 역시 처음이다. 제주 인접에서 발생한 큰 규모의 지진은 2005년 6월15일의 규모 3.9였 지진이었다.

지진은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지점에서 이날 오후 5시19분쯤 발생한 이후 4초 지난 시점에 마라도에서 최초로 관측됐다. 다행히 해역에서 40㎞ 이상 떨어진 곳에서 지진이 발생해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그러나 소방당국에는 지진 발생 이후 총 114건의 관련 신고가 접수됐다. 피해도 발생해 현장출동도 4차례나 이뤄졌다. 소방당국에는 “집이 흔들리는데 지진이 난게 맞느냐. 어떻게 행동해야하느냐” 등의 문의가 빗발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 시내 한 주택에서는 베란다 바닥에 균열이 발생했고, 다른 주택에서는 창문이 깨졌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제주시 구좌읍 세화리 주택 주방은 바닥이 기울어진 것으로 보고됐으나 확인 결과 이상 징후는 없었다.

제주 지진은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으로 분류되지만 2017년 포항 지진과 달리 피해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육지가 아닌 해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여진도 수차례 발생했다. 15일 오전 6시 기준 총 13차례의 여진이 관측됐다. 규모가 가장 큰 여진은 1.7 정도다. 지진 발생 2시간여 만에 9차례가 집중됐다. 1.7 규모는 사람들이 진동을 느낄 수준은 아니다.

강한 진동을 느낀 도민들의 불안감은 역력했다.

직장인 B(41)씨는 “건물이 부르르 떠는 진동이 느껴졌다”며 “지진이 해역이 아니라 섬에서 발생했다고 가정하면 피해가 더 크지 않았겠나. 무서운 일”이라고 말했다.

지진이 발생하자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이 발생 당일인 14일 오후 즉각 긴급상황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상황회의에는 이석문 교육감을 비롯해 부교육감과 실·국장, 교육장, 담당 과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도교육청은 지진 발생 즉시 전 직원을 교육청 건물 밖으로 긴급 대피 시켜 안전을 확보했다. 또 도내 모든 학교 학생과 교직원을 긴급귀가 조치했다.

도교육청 안전 매뉴얼에 따르면 4.9 규모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 도내 모든 학생과 교직원을 귀가시켜야 한다.

제주 지진은 비교적 큰 규모의 지진으로 분류되지만 2017년 포항 지진과 달리 피해가 크지 않았던 이유는 육지가 아닌 해역에서 발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의 원인을 한반도 주변 남해와 서해 해역에서 주로 발생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보고 있다. 주향이동단층은 수평 방향으로 끊어진 단층을 말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규모 4.9의 지진 발생 이후 여진이 수개월이나 1년 사이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지속적인 감시와 대응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은 2016년 9월12일 경북 경주시 남남서쪽 8.7㎞에서 발생한 규모 5.8이다. 2017년 11월15일 경북 포항시 북구 북쪽 8㎞ 지역에서 일어난 규모 5.4의 지진이 그 뒤를 잇는다.

제주 지진은 경주 지진 이후 약 5년3개월, 포항 지진 이후 약 4년1개월 만에 일어난 큰 규모로 파악됐다. 규모 4.0 이상의 지진은 2011년 이후 국내에서 총 16차례, 올해에는 2차례 관측됐다.

[제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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