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코로나 실무 논의 중”…신중하던 정부, 입장 왜 바꿨나

  • 뉴스1
  • 입력 2021년 9월 9일 06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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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식당에 백신 접종 인센티브에 따른 모임인원 완화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서울의 한 식당에 백신 접종 인센티브에 따른 모임인원 완화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연일 2000명대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데도 방역당국이 10월 말 또는 11월 초 ‘단계적 일상 회복’ 또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코로나와 공존)’로 전환하려는 배경에는 현행 방역정책이 사실상 수명을 다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방역당국은 10월 말이면 전 국민 70% 이상이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방역 정책의 가장 큰 관문을 넘은 셈이다. 치명률이 1% 이하로 떨어지고 있고, 연간 사망자 역시 인플루엔자(독감)보다 적다는 점도 위드 코로나 도입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정부는 위드 코로나 논의에 앞서 Δ수명을 다한 거리두기 정책 Δ10월 말까지 전국민 70% 이상 2차접종 완료 Δ1% 이하 치명률로 인플루엔자보다 낮은 위험도 Δ위드 코로나에 대한 국민 찬성률이 높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석달째 4차유행, 거리두기 수명 다해…“백신 접종에 집중”

방역당국은 지난 7월 초 4차 유행 초입 단계로 진입했다고 밝힌 이후 세 달째 확실한 감소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처럼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전개하는데도 4차 유행이 꺾이지 않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050명 발생했다. 64일 연속 네 자릿수 확진자를 이어갔고, 역대 네 번째 최다 확진자 기록과 동수다. 매주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확진자가 증가하다가 주말부터 월요일까지 감소하는 패턴을 반복 중이다.

지난 1~3차 유행과 달리 4차 유행 때는 변이 바이러스가 방역 관리에 복병으로 떠올랐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델타형(인도) 변이로 몸살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거리두기 효과가 예전만 못하다는 점에서 정부가 고민할 수 있는 지점은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을 제시하거나 위드 코로나 또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정책을 전환하는 것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을 보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불만도 더는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코로나19는 지난해 1월 국내 유입 이후 1년 9개월째 유행 중이다. 의료진은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어, 지난 2일 밤샘협상 끝에 어렵사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 총파업 위기도 넘겼다.

백순영 가톨릭의대 명예교수는 “지금 거리두기로는 한계가 있고, 손실 보상을 전제로 강도 높은 방역 대책을 고민할 때”라며 “국민 상당수가 2차 접종을 마치기 전까지는 안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재훈 가천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도 “위드 코로나로 가야 하는 건 맞지만, 언제 어떻게 가야 할지가 문제”라며 “추석 연휴를 기점으로 일부 방역수칙을 완화하는 건 바람직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만 위드 코로나에 의한 확진자 증가를 대비한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전 유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이상반응 관찰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뉴스1 © News1
대전 유성구 예방접종센터에서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이상반응 관찰구역에서 대기하고 있다./뉴스1 © News1
◇1차 접종률 61%·치명률 0.88%…국민 73.3% 위드코로나 찬성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위드 코로나 도입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다. 9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8일 0시 기준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자는 57만3321명 증가해 누적 3132만3194명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2020년 12월 말 주민등록인구현황인 5134만9116명 인구 대비 61%로 나타났다. 신규 2차 접종 완료자는 42만18명으로 누적 1880만7546명을 기록했다. 전 국민 대비 접종 완료율은 36.6%이다.

정부는 오는 18일 추석 연휴 전에 1차 접종률 전 국민 70%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한다. 10월 말에는 전 국민 70% 이상이 2차 접종까지 마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경우 성인 기준으로는 접종 완료자가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치명률은 8일 0시 기준 0.88%를 기록했다. 인플루엔자(계절 독감) 치명률 0.05~0.1%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1년 전인 2020년 9월 8일 치명률 1.59%와 비교하면 크게 감소한 수치다.

하지만 연간 사망자는 코로나19가 인플루엔자보다 훨씬 적다. 인플루엔자 연간 사망자는 2000~4000명 수준이다. 반면 코로나19는 최근 18개월 동안 2300여명이 숨졌다. 사망자만 놓고 보면 절반 이하로 적은 셈이다. 방역당국은 방역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낮은 치명률과 고령층 사망 관리를 강조한 바 있다.

우리나라 국민 73.3%가 위드 코로나 정책에 찬성한다는 설문조사 결과도 정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이하 중수본)이 지난 6일 발표한 ‘코로나19 관련 8월 인식조사 결과’다.

다만 위드 코로나를 시행하는 국민 눈높이가 높다는 점은 과제다. 위드 코로나가 가능한 확진자 규모로 일평균 100명 미만이라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았다. 위드 코로나가 가능한 하루 사망자 규모로는 ‘연평균 1000명 이하’라는 응답이 62.1%로 가장 높았다.

현재 4차 유행 기준으로는 달성이 쉽지 않은 수준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르면 위드 코로나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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