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 ‘부캐’가 다 한다…머지않은 ‘메타버스’의 세계

  • 동아닷컴
  • 입력 2021년 8월 28일 2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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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기업·문화 등 실생활 파고든 ‘메타버스’
하재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중흥 시대 도래”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자회사 오큘러스의 VR 기기를 시연하는 모습. BBC
페이스북 CEO인 마크 저커버그가 자회사 오큘러스의 VR 기기를 시연하는 모습. BBC
“모바일 인터넷의 후계자다.”

사화관계망의 선두주자인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메타버스에 관련해 공격적인 투자를 선포했다. 이뿐만 아니라 거대 글로벌 테크 기업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연달아 메타버스에 뛰어들고 있다. 국내 대기업 SK텔레콤, 네이버 등도 마찬가지다.

공룡 기업들이 관심을 표한 ‘메타버스’는 가상·초월을 뜻하는 ‘메타’와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를 합친 단어로 3차원 가상세계를 일컫는다. 이 단어가 처음 소개된 1992년 닐 스티븐슨의 소설 ‘스노 크래시’에서 등장인물들은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야만 가상세계 ‘메타버스’로 들어갈 수 있다.

이제 단순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넘어 자신의 ‘부캐’(또 다른 자아·캐릭터)로 실생활을 살아가는 ‘메타버스’. 서서히 다양한 분야에서 그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치 속 ‘메타버스’…친근한 소통 원해
(상단부터 하단)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페토,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제페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제페토. 유튜브 캡처
(상단부터 하단)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제페토,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제페토,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의 제페토. 유튜브 캡처

지난 20일 더불어민주당은 경선 후보 6명의 메타버스 캠프 입주식을 진행했다. 앞서 민주당은 부동산 중개업체 ‘직방’이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폴리스’를 임대해 각 후보 캠프 온라인 선거운동 공간을 마련했다. 이 공간에서 후보들은 각자 대선 공약과 포부를 발표했다.

또한 국민의힘 대선주자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지난 17일 XR스튜디오에서 열린 ‘김범수·이재용을 뛰어넘는 대한민국 아웃라이어! 메타버스 산업, 대한민국 다시 뛴다’에 참석해 자신을 닮은 아바타로 온라인 세미나에 참여했다.

이외에도 많은 정치권에서 자신을 닮은 아바타를 이용해 가상 공간에서 출마 선언이나 공식 포부를 전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격식 없이 친근한 소통을 이어가기 좋다는 반응이다.

실생활 속 ‘메타버스’…발표도 미팅도 집에서
페이스북이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페이스북이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업무에 있어서도 화상 회의보다 ‘메타버스’ 미팅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9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이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는 마치 실제 회의실을 연상케 하는 가상 공간을 선보였다. 참석자의 아바타가 둘러앉아 미팅 및 발표를 진행할 수 있다.

페이스북이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미팅. 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페이스북이 공개한 메타버스 회의실 ‘호라이즌 워크룸’ 미팅. 오큘러스 유튜브 캡처

증강현실(VR)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를 사용함으로써 사용자가 아바타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체험이 가능하다. 가상 회의실에 자신의 컴퓨터를 가지고 들어갈 수 있으며 반대로 가상의 화이트보드가 눈앞에 펼쳐진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19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원격근무 환경이 필수인 상황에서 영상회의에 비해 몰입도가 높고 원활한 소통으로 인해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페이스북 측이 밝혔다.

이외에도 비대면으로 만남을 이어가는 ‘음성 블라인드 소개팅’ 서비스, 초등학생 사이에서 유행하는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는 가상 연애를 경험할 수 있다.

문화 속 ‘메타버스’…하나의 문화로 거듭나다
(상단에서 하단)자신의 아바타와 같이 무대에 선 걸그룹 ‘에스파’와 메타버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유튜브 캡처
(상단에서 하단)자신의 아바타와 같이 무대에 선 걸그룹 ‘에스파’와 메타버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그룹 방탄소년단(BTS). 유튜브 캡처

지난 6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는 메타버스 세계에서 활동하는 아이돌 그룹 에스파를 소개했다. 에스파는 4명의 실제 멤버와 이들의 아바타 넷을 결합한 그룹이다.

멤버들은 또 다른 자아인 아바타와 함께 활동하며 뮤직비디오에선 멤버와 아바타가 함께 등장해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 팬미팅이나 콘서트에도 함께 참여한다.

월드 스타 방탄소년단(BTS) 또한 지난해 9월 메타버스 게임 ‘포트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전 세계 270만 명의 팬이 이를 지켜봤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메타버스에서는 K 팝 이외에도 게임, 광고 등 수많은 콘텐츠와 시너지를 만들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척할 수 있다.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서비스”
‘메타버스’에 대해 하재근 평론가는 동아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원래부터 많이 활용된 ‘기존 서비스들의 집합체’”라며 “우리 삶 속에 깊숙이 들어온 서비스들”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 서비스 중흥 시대가 열리면서 새삼 주목받게 됐다”라며 “메타버스의 전성시대는 편리성과 더불어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필연적으로 도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아무래도 (메타버스는) 가상 세계기 때문에 인간관계의 존엄성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메타버스’에 대해 온전히 의지하게 되는 미래의 시스템을 우려한 것이다.

많은 이들의 관심과 우려 속에 등장한 ‘메타버스’. 시장 조사 업체 스태티스타는 올해 307억 달러(약 36조 3000억 원) 규모인 메타버스 관련 시장이 2024년 10배 가까운 2969억 달러(약 351조 4000억 원)로 팽창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지혜 동아닷컴 기자 onewisd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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