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무릅쓴 노동”…택배 파업 바라보는 시민들, 불편 보단 공감

  • 뉴스1
  • 입력 2021년 6월 16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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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15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원들이 택배 노동자들의 과로사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하고 있다. 2021.6.15/뉴스1 © News1
전국택배노조가 택배사를 상대로 분류작업에 별도 인력투입 등을 요구하며 일주일 이상 파업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파업 취지에 공감하며 지지한다는 의견과 파업에 불편과 피로감을 호소하는 의견으로 나뉜다.

택배노조는 지난 8일 사회적 합의기구 회의가 대리점연합회의 불참, 분류작업 전담을 약속한 택배사들의 1년 유예 요청으로 파행에 이르자 파업을 선언했다. 쟁의권이 있는 2100여명의 조합원들은 무기한 전면파업에 돌입했고, 쟁의권이 없는 조합원들은 분류작업 제외 투쟁(오전 9시 출근, 11시 배송출발)에 나섰다.

16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시민들은 대체로 택배노조의 파업을 이해한다며 지지하는 반응을 보였다.

직장인 이모씨(40)는 “일부지역과 노조원만 참여하고 나도 택배를 매일 시키는 게 아니라 큰 타격은 없다”며 “택배사에서 기사 복지에 미리 적극적으로 나섰다면 이런 상황까지 오지 않았을 것 같다. 서로 고통을 분담해서 이른 시일 내 좋은 결과를 도출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여의도공원에서 집회 현장을 봤다는 누리꾼 B씨도 “더 이상 죽어가는 동료를 보기 싫다고 하는데 정말 가슴이 아팠다”고 썼다. 다른 누리꾼도 “택배노동자들이 죽음을, 위험을 무릅쓰고 일하는 건 소비자들도 원치 않는다”고 지지했다.

이외에도 “화낼 수도 없고 그냥 택배를 시킨 사실을 잊어야겠다” “적은 돈으로 많은 일을 요구하는 직업이 많아서 이 참에 바뀌었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있었다.

반면 택배노조의 파업으로 인해 소비자와 택배를 이용하는 업체들이 피해를 입는다는 불만도 있었다.

회사원 이모씨(30)는 “기사님들 일을 줄이는 데 찬성하고 과도한 업무를 막을 수 있게 업체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다만 (그 수준이) 너무 과하면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돼 택배비가 올라가고, 결국 기사님들이 욕을 먹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꾼 C씨는 “식재료를 배송시키고 싶었는데 눈으로 보다가 속상해서 인터넷 창을 껐다. 택배파업 불편한데 언제까지 하는지 기약이 없는거냐”고 묻기도 했다.

소상공인 커뮤니티의 한 이용자는 “택배기사님께 늘 고마운 마음이지만 급해서 보낸 택배를 중간지점에 방치하고, 왜 수거해가서 버스로라도 못 보내게 만드냐”며 “택배를 쌓아놓고 볼모로 잡다니 이번만큼은 밉다”고 전했다.

패션업체에 근무한다고 밝힌 누리꾼 D씨도 “지난번에도 파업을 했던 것 같은데 왜 자꾸 이러는 건지 모르겠다”며 “불똥이 회사로 튀어서 처리하느라 너무 힘들다”고 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택배 파업을 지지하지만 추가 물량은 안 받으면 좋겠다. 택배는 쌓여가고 판매자와 상담원들이 욕먹고 고생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택배노조는 서울 여의도공원 일대에서 15일 오후 2시부터 정부와 여당, 택배노사 등이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2차 합의문 작성을 촉구하는 택배노조 소속 조합원 4000여명이 이틀째 상경투쟁을 진행 중이다.

택배종사자 과로사 대책을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의 ‘택배비 분과’ 회의는 이날 오후 1시 열린다. 회의에서는 2차 사회적 합의 도출을 시도한다.

이날 오전 9시 투쟁문화제를 시작한 택배노조는 오후 2시쯤 결의대회를 진행한다. 노조는 합의 타결 여부와 관계없이 회의가 끝나는 대로 결과를 보고하고 철수하기로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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