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인분을 16명이 나눠 먹으라?" 또 軍부실급식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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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5월 28일 17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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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53사단 부대의 부실한 반찬통.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육군 53사단 부대의 부실한 반찬통.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육군 부대의 부실 급식 문제가 수면에 오른 뒤 군 당국이 대응에 나섰지만 관련 제보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이번에는 육군 53사단에서 복무하는 상근예비역이 부실 급식을 폭로했다. 2~3인분밖에 되지 않는 반찬을 16명이 나눠먹으라고 했다는 것이다. 53사단은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 후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군부대의 부실 급식 사태를 촉발한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는 28일 부대 반찬통 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은 53사단 상근예비역이 제보한 것으로, 사진 속 반찬통에는 2~3명이 먹을 분량의 반찬밖에 담겨있지 않았다.

제보자는 “27일 목요일 저녁 21명과 간부님 한 분이 같이 점심을 먹어야 하는데, 21명 중 6명이 경계 작전 투입 등의 사유로 먼저 먹었다”면서 “남은 인원 16명이 반찬을 분배해야 하는데, 남은 반찬의 양이 2~3인분 밖에 안 돼 ‘양을 더 달라’고 했더니 돌아온 답은 ‘남은 양으로 알아서 나눠 먹어라’는 것이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반찬이 없어 간부님은 부식으로 나온 바나나 한 개만 드셨다”며 “나머지 인원들도 라면에 밥을 말아먹었다”고 설명했다.

폭로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선 “오늘만 그러면 그러려니 넘어갈 수 있지만 작년 8·9월부터 상근 용사 인원이 늘어남에 따라 ‘배식량을 늘려달라’고 마음의 편지로 꾸준히 건의했지만, 부실 배식 사건이 터진 지금까지도 저희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는 것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음의 편지에 건의가 들어가면 잠시 몇 번뿐이고, 다른 날들은 첫 부실 배식을 폭로한 51사단 도시락에 담긴 양 정도만 먹었다”며 “PX에서 사 온 라면이나 냉동식품으로 배를 채웠다”고 제보했다.

육군 51사단 부실 도시락.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육군 51사단 부실 도시락.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53사단 “안타깝게 생각…미흡한 부분 보완”
제보 내용을 파악한 53사단은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현재까지 확인된 바로는 ‘장병 선호 메뉴의 배식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음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병 급식 전 과정에서 식수 인원에 맞게 급식되었는지, 아니면 현장에서의 관리감독에 소홀함이 있었는지 등을 추가로 확인하고 있다”며 “향후 현장 확인 및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미흡한 부분에 대해 보완하는 등 추가적인 장병 급식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세심하게 관심 갖고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최근 부실 급식 문제가 반복해서 제기되자 국방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전날 군 부대를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국방비 예산 범위 내에서 개선 노력을 하겠다”며 “후반기부터 가시적으로 개선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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