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마스크 쓰지만…4월에도 고농도 초미세먼지 이어지나

  • 뉴시스
  • 입력 2021년 3월 27일 00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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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년 중 초미세먼지 가장 높아…대기 정체 빈번
"봄철 이동성 고기압 영향…동풍-서풍 기류 수렴도"
정부, 3월 초미세먼지 총력 대응…석탄발전 감축 등
마스크 초미세먼지 ⅓ 차단 효과…혈압 감소 효과도

3월 한 달간 고농도 초미세먼지(PM-2.5) 상황이 여러 차례 이어지면서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 원인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매년 3월은 다른 때보다 대기 정체 현상이 자주 발생하면서 겨울보다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더 자주 발생할 수밖에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마스크는 고농도 초미세먼지 차단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3월 대기 정체 영향
27일 환경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지난해를 제외한 매년 3월은 1년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달이다.

지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월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35㎍/㎥다. 이는 고농도 초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12월 28㎍/㎥, 1월 33㎍/㎥, 2월 31㎍/㎥보다 높은 수치다.

3월은 다른 때보다 대기 정체가 자주 발생해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는 시기다. 여기에 중국 북부·몽골에서 발생한 황사가 이동성 고기압에 실려 국내로 이동하면서 미세먼지(PM-10) 농도도 덩달아 높아진다.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통합예보센터의 최진영 연구사는 “겨울에는 차갑고 강한 바람의 대륙성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내려오면서 국내외 초미세먼지가 해소되지만, 봄철 들어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하고 이동성 고기압으로 대기 정체가 많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봄이나 가을에 주로 우리나라를 통과하는 이동성 고기압은 대부분 시베리아 기단 고기압에서 분리된 것이다.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을 받으면 대체로 맑은 날씨가 이어지지만,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풍속이 약해 대기 정체 현상이 자주 일어난다.

특히 이동성 고기압의 서풍과 북동쪽 오호츠크해 기단이 발달해 동풍이 들어와 우리나라 상공에서 기류가 수렴한다. 이때 서해와 동해의 습기를 가진 두 고기압이 만나면서 안개가 자주 끼고, 대기 정체도 심화한다. 봄철 대기 정체로 국외에서 들어온 초미세먼지와 국내 초미세먼지가 축적된다.

최 연구사는 “봄은 난방으로 인한 미세먼지 배출량이 줄어들지만, 기상 측면에서는 이동성 고기압이 우리나라에서 대기 정체가 많이 발생하는 계절”이라며 “편서풍과 이동성 고기압, 오호츠크해 기단 등에서 만들어지는 동풍이 만나 기류가 수렴하는 현상이 봄에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북태평양 기단 등이 발달해 대기 확산이 원활해지는 5~6월에는 초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든다. 강수량 증가도 농도 감소에 한몫한다.

정부는 3월 고농도 초미세먼지 발생에 대비하기 위해 ‘3월 초미세먼지 총력 대응’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현재 시행 중인 제2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2020년 12월~2021년 3월)를 보다 강화한 것이다.

전국 석탄화력발전서 58기 중 가동을 정지하는 기수는 기존 9~17기에서 3월 한 달간 19~28기로 확대한다. 나머지 석탄발전소도 최대 37기까지 출력을 80%로 제한한다. 자발적 감축 협약 사업장과 공사장을 비롯해 전국 공공사업장 484곳, 관급공사장 5368곳에서 가동 시간을 단축하고, 날림먼지를 줄이는 조치를 한다.

화물차, 버스 등 미세먼지 배출량과 운행량이 많은 차량을 중심으로 배출가스를 점검한다. 정부 합동으로 사업장 불법 배출 행위를 감시한다. 농촌 지역에서도 불법 소각 행위를 감시하는 한편, 영농폐기물 수거 횟수를 주 1~2회에서 3~4회로 늘렸다.


마스크 착용으로 초미세먼지 3분의 1 덜 흡입…혈압 감소도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착용하는 KF 마스크가 고농도 초미세먼지 흡입을 일정 부분 막아주는 것으로 조사됐다.마스크 착용 시 혈압도 낮춰주는 효과가 확인됐다.

홍윤철 서울대 예방의학교실 교수가 지난해 12월9일 국가기후환경회의 ‘미세먼지와 코로나19’ 온라인 콘퍼런스에서 발표한 ‘마스크 사용이 노인 여성의 심폐기능에 미치는 영향: 준실험연구’ 논문에 따르면 고농도 초미세먼지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 시 3분의 1가량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방역용으로 많이 착용하는 KF94 마스크는 평균 0.4㎛ 크기의 입자를 94% 이상 걸러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는 실험실에서 마스크가 먼지를 걸러주는 정도, 마스크 틈새로 공기가 새는 비율 등을 실험한 결과로, 실제 착용 시엔 이처럼 높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게 홍 교수의 설명이다.

홍 교수는 그러나 “일상 활동에서 마스크는 흡입을 3분의 1 정도로 감소하지만, 작은 수치는 아니다. 농도가 60㎍/㎥ 정도인 날에 마스크를 착용하면 40㎍/㎥로 줄어든다”며 “완벽한 보호는 아니지만, 미세먼지를 덜 마시기 위한 목적 측면에서는 효과가 전혀 없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고농도 초미세먼지 상황에서 마스크 착용에 따라 혈압도 변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초미세먼지 농도 30㎍/㎥일 때 마스크를 쓴 경우 고령층의 수축기 혈압이 5.8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가 참고한 중국 연구에서도 고농도 초미세먼지 상황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경우 수축기 혈압이 감소했다. 초미세먼지 농도가 74㎍/㎥일 때 젊은 학생을 대상으로 혈압 변화를 측정한 결과 마스크를 착용한 경우 수축기 혈압이 2.7~3 정도 줄었다.

홍 교수는 “마스크는 미세먼지를 덜 마시기 위해서 쓰는 것”이라며 “미세먼지가 높을 때 마스크를 쓰면 심혈관질환 위험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그만큼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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