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글e글] 배고픈 형제에게 치킨 베푼 점주, ‘돈쭐’ 난 사연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1-02-26 14:28수정 2021-02-2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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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머니 사정이 넉넉지 않은 형제에게 무료로 치킨을 건넨 치킨프랜차이즈 업체 점주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자 점주가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재휘 씨는 26일 배달업체 홈페이지를 통해 “(선행이 알려진 뒤) 가게에 많은 분들의 따듯한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돈쭐(‘돈+혼쭐’의 변형된 표현으로,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타의 귀감이 된 가게의 물건을 팔아주자는 역설적 의미로 쓰인다) 내주시겠다며 폭발적으로 주문이 밀려들어 오고, 좋은 일에 써달라며 봉투를 놓고 가신 분도 계시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업체 측에 따르면 최근 본사에 고등학생 A 씨가 적은 손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에는 1년 전 자신과 어린 동생을 위해서 공짜로 치킨을 제공했던 점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 담겼다.

자세한 사연은 이렇다. A 씨는 어릴 적 부모님을 사고로 떠나보내고 몸이 편찮으신 할머니, 일곱 살 어린 남동생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아르바이트를 하지 못하게 되는 등 생활은 더욱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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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던 어느 날 남동생이 치킨집을 보고 A 씨에게 먹고 싶다고 졸랐다. 당시 A 씨의 주머니에는 단돈 5000원뿐이었다. A 씨는 5000원어치의 치킨을 사기 위해 여러 치킨집에 문의해 봤지만 모두 거절을 당했다. 그러다가 우연히 박 씨의 치킨집을 발견하게 되었고 박 씨는 그런 A 씨 형제에게 치킨을 줬다.

치킨을 본 A 씨는 5000원어치라고 하기엔 양이 많다고 생각해 잘못 주신 것 같다고 말했지만 박 씨는 식으면 맛이 없다면서 콜라 두 병까지 건넸다. A 씨는 다 먹은 뒤 계산하려고 했지만 박 씨는 나중에 계산하라면서 내쫓듯이 형제를 보냈다.

그날 이후에도 A 씨의 동생은 치킨집에 갔다. A 씨는 박 씨가 동생과 미용실까지 함께 간 것도 알게 됐다. A 씨는 편지에서 “얼마 만에 느껴보는 따뜻함이었는지 1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생생히 기억이 난다”고 적었다.

이러한 사연은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소식을 듣고 일부러 가게를 찾는 손님까지 생겼다.

이에 대해 박 씨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저희 가게를 찾아주신 많은 분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말씀을 올린다”면서 “지금 이 시간까지 꿈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박 씨는 “제가 아닌 누구라도 그렇게 하셨을 거라 굳게 믿기에 더더욱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부끄럽기만 하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 씨는 그러면서 “전국 각지에서 응원 전화와 DM(다이렉트 메시지), 댓글이 지금 이 시간에도 쏟아지고 있다”며 “글이나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 같다. 진심으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했다.

박 씨는 마지막으로 “많은 분들이 박수 쳐주시고 잘했다고 칭찬해주시니 그 소중한 마음들 감사히 받아 제 가슴 속에 평생 새겨두고 항상 따듯한 사람,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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