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환경 이야기]미세먼지에 대기오염까지…‘맑은 하늘’ 보기가 힘들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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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산업단지서 생긴 미세먼지
계절풍 타고 우리나라로 유입
국내 발생 대기오염물질도 영향

한동안 맑았던 한반도 하늘이 다시 미세먼지로 뒤덮이고 있다. 학생들은 성인보다 미세먼지 노출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도심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 동아일보DB
한동안 맑았던 한반도 하늘이 다시 미세먼지로 뒤덮이고 있다. 학생들은 성인보다 미세먼지 노출에 더욱 유의해야 한다. 미세먼지가 가득한 서울 도심을 바라보는 시민들의 모습. 동아일보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발생 이후 한동안 맑았던 하늘이 다시 미세먼지로 가득해졌습니다. 활동을 멈췄던 사람들이 자동차를 타기 시작하고 공장이 돌아가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중국의 공장들이 재가동하면서 나온 대기오염 물질들이 계절풍을 타고 우리나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북위 30도에서 60도 사이의 중위도 지역에 위치해 1년 내내 바람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부는 편서풍 지대에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나라보다 서쪽에 있는 중국 지역의 대기 영향을 받습니다. 중국 동해안에 있는 산업단지에서 생긴 미세먼지가 바람을 타고 우리나라로 옵니다.

우리나라에서 황사와 미세먼지가 심한 계절은 봄과 가을입니다. 여름은 남동풍이 불고 장마의 영향으로 하늘이 맑습니다. 겨울은 대기 흐름만 따지면 편서풍과 북서계절풍의 영향으로 황사가 많이 와야 하는데, 그동안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황사의 발원지가 얼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지구 온난화로 눈이 녹으면서 겨울에도 황사가 유입되고 있습니다. 겨울철에 황사가 발생하는 경우 미세먼지와 합쳐져 우리 건강에 더 치명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미세먼지만으로도 고통스러운데 또 우리를 괴롭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오존입니다. 대기오염 및 대책을 말할 때 미세먼지와 오존, 이 두 가지를 같이 다룹니다. 오존은 중국으로부터 오는 게 아니라 우리가 사는 지역에서 발생합니다. 특히 교통이 혼잡하고 지형적으로 바람이 잘 빠져나가지 않는 곳에서 농도가 높아집니다.

오존은 햇빛이 강할 때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반응해서 생성됩니다. 질소산화물은 연소 과정에서 90∼95%가 일산화질소(NO)로 배출됩니다. 대기로 배출된 일산화질소는 산소와 결합해 이산화질소(NO₂)가 됩니다. 이산화질소는 태양 광선에 의해 산소(O)와 일산화질소(NO)로 광분해됩니다. 이렇게 분해된 산소 원자(O)는 산소 분자(O₂)와 반응해 오존(O₃)이 됩니다. 원칙적으로 오존(O₃)은 다시 일산화질소(NO)를 산화시키는 데 사용되므로 오존 농도는 일정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있을 경우 상황이 달라집니다. 이 경우 산소 원자와 산소 분자가 반응하는 과정에서 산소 분자 일부를 가로채서 과산화기(RO₂)라는 물질이 만들어집니다. 물론 이때 오존도 만들어집니다. 과산화기는 일산화질소가 이산화질소로 빠르게 산화하게 합니다. 결국 오존이 사용되지 않고 남아서 대기에 축적됩니다. 주위가 산으로 둘러싸인 지형 등은 바람이 잘 빠져나가지 않아 오존이 그대로 쌓입니다. 대기가 정체돼 바람이 약하거나 안개가 끼는 경우 오존 농도는 더 높아집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은 벤젠, 톨루엔, 프로판, 부탄 등 318종이 있습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주로 배출되는 곳은 유기용제 사용 시설(도장시설, 세정시설, 세탁시설 등), 자동차, 생산공정(석유제품산업, 제철제강업, 비철금속업, 무기화학제품업 등), 에너지 수송 및 저장시설(휘발유 공급) 등입니다.

환경부는 ‘휘발성유기화합물 배출 억제·방지시설 설치 등에 관한 기준’을 정해서 가능한 한 유기용제 사용을 억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존은 여전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햇빛이 쨍쨍한 한낮에 혼잡한 사거리에서 페인트 칠 작업 중이라면 최대한 피해 가야 합니다. 오존 경보가 발령되면 호흡기가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은 오존이 정체될 수 있는 곳을 피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산이나 높은 지대는 오존으로부터 안전할까요? 이런 곳에서도 오존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자연적으로 생겨나는 휘발성유기화합물도 있기 때문입니다.

휘발성유기화합물에는 인공적인 AVOCs와 자연에서 기원한 BVOCs가 있습니다. 자연 기원 휘발성유기화합물의 종류, 발생원, 영향 등에 대해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부분이 많습니다.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입니다. 1988년 사이언스지에 광화학 오존 생성에 있어서 자연 기원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중요하다는 논문이 실리면서 도심보다 산림 지역의 오존 농도가 더 높을 수 있는 이유가 밝혀진 바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2015년 울산시보건환경연구원이 특정 도심 지역과 산림 지역의 오존 특성을 비교한 결과 산림 지역의 오존 농도가 더 높게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대기오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고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어린 학생들은 성인보다 미세먼지와 오존의 영향을 더 많이 받습니다. 대기오염 물질이 인체에 반응하는 정도는 단위 체중당 호흡량으로 계산됩니다. 어린 학생들은 성인보다 체중이 덜 나가는 반면 호흡량은 많기 때문에 대기오염 물질의 영향을 더 많이 받게 되는 겁니다.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마스크를 늘 쓰게 되면서 어린 학생들이 대기오염 물질로부터 보호받게 된 측면도 있습니다.

이수종 신연중 교사
#미세먼지#대기오염#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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