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외국인 차단 문턱 높여…영국발 변이에 한국만 안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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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2월 29일 12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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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페이스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12.29/뉴스1 © News1
영국발 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에도 유입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29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에서 탑승객들이 페이스마스크를 쓰고 있다. 2020.12.29/뉴스1 © News1
영국에서 새롭게 등장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변이로 인해 국내 방역 불안감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국내 지역사회 유입 시 높은 감염력으로 그동안 감염 위험이 낮았던 어린이 등 다수의 확진자를 발생시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우선 내년 1월 17일까지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제3국을 통한 유입과 국내 입국 과정 중 전파 우려도 있어 더 강력한 검역 및 방역 조치를 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현재 영국발 변이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응하고 있는 조치는 감염자의 입국 제한이다. 영국발 항공편 운항을 중단을 결정해 사실상 감염 가능성이 높은 의심환자가 국내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여기에 정부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다른 20여개 국가에서도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가 나오면서 ‘음성 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음성 확인서는 국내 검사법과 동일한 유전자 증폭 방식을 이용해 감염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입증한다.

바이러스 잠복기도 고려해 영국 이외 다른 국가발 입국자에게 격리해제 전 검사를 적용하기로 했다. 현재 모든 해외 입국자들은 입국 후 의무적으로 2주간 자가격리를 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대응만으로 지역사회 유입을 원천 봉쇄할 수 있을 지는 의문을 갖고 있다. 현재 진단검사 상으로 확인되는 것은 코로나19 감염 여부에 불과하고, 양성인 경우 다시 변이 바이러스 여부를 확인하는데 최소 3~7일 정도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출발 공항에서 자가격리에 들어가는 장소까지 이동하는 과정, 자가격리 중 발병 등 추가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고 본다. 실제 지난 13일 영국에서 국내로 귀국한 80대 남성의 경우 자가격리 중 숨졌고, 사망 후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변이 여부는 아직 분석 중이다.

또 지난 22일 영국에서 입국한 일가족 4명 중 3명에게서 변이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이들의 옆자리에 앉은 승객과 승무원 등의 감염 가능성도 제기되기도 했다. 승무원 12명과 동승객 62명은 진단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고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손영래 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아직까지는 국내 방역 관리망 하에서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를 찾아냈고, 지역사회로 전파될 경로를 가질 틈이 없었다”며 “지역사회 내 변이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도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와 달리 일본 정부는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의 유입과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28일부터 일본 방문 이력이 없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기로 했다. 한국과 중국을 포함한 인접 11개국에서 비자를 받은 경우 예외적 입국을 허용하지만, 관광이나 기타 목적의 외국인 출입을 원천 차단한 셈이다.

경제적 피해가 예상되나 방역 관리 차원에서는 선제적으로 해외유입 감염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 유입되는 입국객이 감소하면, 감염자가 포함돼 있을 확률도 감소한다. 입국자 중 감염자가 적으면 변이 바이러스 분석 및 방역 부담도 경감된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더 실효성 있게 변이 바이러스 감염자를 걸러낼 지는 논의 중”이라며 “현재는 어떤 경로로 들어오더라도 방역망 내에서 통제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전문가들은 세부적으로 방역을 강화해야 한다면서도 바이러스 자체의 위험성은 더 따져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바이러스의 감염력이 높아 환자 증가 부담이 있을 수 있으나 현재 개발된 치료제나 백신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병율 차의과학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9월 20일 영국의 환자 검체서 변이가 확인된 이후 벌써 3개월이나 지났다”며 “과거 사스(SARS) 바이러스를 보면 한 달만에 세계에 퍼졌는데 이미 세계 어디서나 다 나오는 거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에서 추가로 변이가 발견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모든 해외 입국객을 차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는 현재 수준에서 세부적인 검역과 방역 조치를 강화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재갑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단 계속 모니터링하는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감염력이 70% 늘었다고 하지만, 과거 6배 커졌다고 한 바이러스(현 국내 유행 바이러스)에 비하면 낮은 수준으로 다른 데이터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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