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수능 필적확인 문구 ‘뭉클’

  • 동아닷컴
  • 입력 2020년 12월 3일 15시 10분


코멘트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교육청 제공) 2020.12.3/뉴스1
(대전=뉴스1) 김기태 기자 =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실시된 3일 오전 대전교육청 제27지구 제13시험장이 마련된 괴정고등학교에서 수험생들이 시험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대전교육청 제공) 2020.12.3/뉴스1
3일 전국에서 실시된 2021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생 필적확인 문구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었다.

온라인에선 “뭉클하다”는 의견과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수험생을 향한 격려 글이 쏟아졌다.

수험생들은 첫 교시 시험인 국어 영역에서 답안지의 필적 확인란에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을 정자로 적었다. 나태주 시인이 2015년 펴낸 시집 ‘꽃을 보듯 너를 본다’에 수록된 시 ‘들길을 걸으며’의 한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

2021학년도 수능 필적확인 문구.ⓒ 뉴스1
2021학년도 수능 필적확인 문구.ⓒ 뉴스1
수능 필적 확인은 대리시험 등 부정행위 사례를 막기 위해 2005년 도입됐다. 그해 치러진 2006년도 수능 시험 필적 확인 문구는 정지용의 시 ‘향수’의 한 구절인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란 하늘빛’이었다.

이후 ▲2007년도 ‘넓은 벌 동쪽 끝으로(정지용의 ‘향수’) ▲2008년도 ‘손금에 맑은 강물이 흐르고’(윤동주의 ‘소년’) ▲2009년도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윤동주의 ‘별 헤는 밤’) ▲2010년도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유안진의 ‘지란지교를 꿈꾸며’) ▲2011년도 ‘날마다 새로우며 깊어지고 넓어진다’(정채봉의 ‘첫 마음’) ▲2012년도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황동규의 ‘즐거운 편지’) ▲2013년도 ‘맑은 햇빛으로 반짝반짝 물들이며’(정한모의 ‘가을에’) ▲2014년도 ‘꽃초롱 불 밝히듯 눈을 밝힐까’(박정만의 ‘작은 연가’) ▲2015년도 ‘햇살도 둥글둥글하게 뭉치는 맑은 날’(문태주의 ‘돌의 배’) ▲2016년도 ‘넓음과 깊음을 가슴에 채우며’(주요한의 ‘청년이여 노래하라’) ▲2017년도 ‘흙에서 자란 내 마음 파아란 하늘빛’(정지용의 ‘향수’) ▲2018년도 ‘큰 바다 넓은 하늘을 우리는 가졌노라’(김영랑의 ‘바다로 가자’) ▲2019년도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김남조의 ‘편지’) ▲2020년도 ‘너무 맑고 초롱한 그 중 하나 별이여’(박두진의 ‘별밭에 누워’) 등의 구절이 필적 문구로 활용됐다.

온라인에선 2021년도 수능 필적문구를 보고 뭉클했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트위터 사용자 nkim****은 “올해 수능필적확인란 문구 뭔데 울컥하냐”며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라고 했다.

네이버 사용자 kumo****은 맘카페 ‘전주혁신맘모여라’에 “엄마 입장에선 오늘 아침 한 번씩 해본 생각일 듯하다”며 “조카가 고3이라 정말 힘든 한 해를 보냈는데, 오늘 최선 다 하고 좀 푹 쉬고 놀고 했으면 한다”고 했다.

네이버 사용자 ffff****는 기사 댓글을 통해 “올해 고3 수험생들 특히 고생 많았다”며 “노력한 만큼 좋은 결과 나오기를 기원한다. 그대들은 빛나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그대 한 사람’”이라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