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감염’ or ‘잠복기’ 원인 불분명…“해뜨락 환자 추가분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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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9일 16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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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지난 17일과 18일 주말 이틀동안 직원 2명 환자 13명 등 총 15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해뜨락요양병원 확진자는 73명이다. 2020.10.19/뉴스1 © News1
19일 부산 북구 만덕동 해뜨락요양병원. 지난 17일과 18일 주말 이틀동안 직원 2명 환자 13명 등 총 15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다. 현재까지 해뜨락요양병원 확진자는 73명이다. 2020.10.19/뉴스1 © News1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73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시 보건당국은 잠복기에 있던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뒤늦게 활성화하는 것인지 병원 안에서 교차감염이 발생한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한 상태라고 판단했다.

다만 확진자가 5일만에 73명이나 대거 발생한 점을 미뤄볼때 그동안 요양병원 환자와 종사자 간에 전파가 상당히 넓은 범위 안에서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잠복기를 고려할 때 최대 이번주까지 기존에 감염된 해뜨락요양병원발 확진자가 계속해서 발생할 것으로 예측한다.

시 보건당국은 추가 확진자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자 19일부터 코로나19 재검사를 이틀에 1번씩 실시하기로 했다.

19일 부산시에 따르면 동일집단(코호트)격리 조치가 내려진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는 환자 107명이 남아있다.

지난 13일부터 추가 확진자가 계속 발생하자 지난 18일 오후 환자 107명 가운데 2층에 있던 나머지 환자 18명이 별도의 시설로 옮겨졌다. 이후 확진자가 가장 많이 쏟아졌던 2층은 비어있는 상태다.

나머지 환자 89명은 1층과 3층에서 나뉘어 격리돼 있다.

해뜨락요양병원 종사자 가운데 2층에서 근무했던 종사자 23명은 모두 업무에서 배제됐고 자가격리 중이다.

나머지 종사자 62명 가운데 60명은 가까운 시설에 격리됐고 보호복을 착용한 상태로 병원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2명은 자가격리 중이지만 자차를 이용해 출퇴근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환자들을 씻기고 식사까지 도우면서 밀접하게 접촉할 수 밖에 없는 요양병원 근무 특성상 모든 병원 종사자를 접촉자로 분류하고 업무에서 배제시켜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18일 발생한 해뜨락요양병원 확진자 14명 가운데 요양병원 종사자는 2명, 환자는 14명이었다.

확진된 요양병원 종사자 2명 가운데 1명은 자가격리 중에 ‘양성’ 판정을 받았지만 나머지 확진자 1명은 시설격리를 하면서 병원 업무를 하고 있던 종사자로 확인됐다.

해뜨락요양병원 내부에 음압시설이 없다.

시 보건당국은 대신 환자들의 병상을 일정한 간격으로 띄운 뒤 칸막이를 설치해 비말감염 확산을 막고있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들을 관리하는 종사자들이 전담을 맡은 층 안에서만 활동하고 다른 층으로 옮겨가지 않도록 별도 생활공간을 분리했다.

시 보건당국은 최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와 협의해 해뜨락요양병원에 추가 인력 8명을 지원받아 투입시켰다.

하지만 요양병원 환자들이 치매나 기존 노인성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의료진들이 치료와 돌봄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추가인력 투입도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지난 18일 별도 시설로 옮겨진 요양병원 환자 일부는 의료진이 입고있는 방호복을 찢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토대로 볼때 기존에 요양병원 안에서 마스크를 엄격하게 착용시키는 기본적인 방역수칙 준수도 현실적으로 어려웠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뜨락요양병원에 내려진 동일집단격리는 당초 오는 27일까지 예정돼 있었지만 추가 확진자가 나오면서 11월 1일까지 연장됐다.

안병선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장은 “코호트격리는 원칙적으로 환자들의 감염이 외부로 확산하는 것을 막는 효과도 있지만 안에서 감염관리가 가능하도록 공간이 배려돼야 한다”며 “현재 우리나라 요양병원처럼 공간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은 상태로 코호트격리가 들어가는 것은 위험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또 “(요양병원 환자들을)별도 시설에 옮길 만큼 여유 공간을 가진 곳(의료시설)이 없어서 적절한 공간을 찾고 인력을 확보하는데 시간이 걸렸다”며 “다행히 (최근)시설 일부를 확보할 수 있었고 지금은 안정적으로 내부 감염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앞으로는 비슷한 감염사태를 대비한 예비공간이 장기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 요양병원보다 안전한 의료시설이 있다면 환자들을 추가로 옮길 계획”이라며 “의료시설은 다양한 방법으로 계속 찾고있다”고 했다.

정동식 동아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은 교차감염으로 추가 확진자가 생겼을 가능성 보다는 기존에 전파됐지만 바이러스 배출양이 많지 않아서 ‘음성’ 판정이 나왔다가 시간이 흐르면서 환자와 종사자들이 ‘양성’ 판정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며 “증상이 발현되기까지 평균 4~5일정도 걸리기 때문에 이번 주까지는 계속 (기존에 전파된)확진자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대한 교차감염이 생기지 않도록 환경소독을 철저히하고 거리두기에 신경써야 한다”며 “새로운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더 필요하다면 연령이 비교적 낮은 환자들부터 수용이 가능한 의료시설로 옮겨 감염관리가 가능한 병상면적을 확보해야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19일기준 부산지역 신규 확진자는 이란에서 입국한 1명(부산 566번 확진자·해운대구)으로 집계된다. 이날 부산 해뜨락요양병원에서 나온 추가 확진자는 아직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당 요양병원에서는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5일동안 확진자 73명(환자 58명·종사자 15명)이 나왔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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