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낮아진 기온·습도’와의 싸움…방역당국 다시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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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3일 07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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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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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역당국 입장에서는 또 다른 방역 시험대가 시작했다고 생각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질병관리청장)이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하향 조정하면서 언급한 내용이다.

국내 코로나19 상황이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면서 장기간 2단계 이상을 유지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하향 조정됐지만, 앞으로 겪어야 할 난관들이 다수 존재하기 때문에 이 같은 내용을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장 잠복감염을 비롯해 가을철을 맞이해 떨어진 기온, 난방 등 사용으로 건조해진 공기는 코로나19가 전파되기 위한 최적의 환경 요건으로 꼽힌다.

13일 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98명 증가한 2만4703명으로 나타났다. 지역 발생 사례는 69명, 해외유입은 29명이다.

다만, 여전히 우려스러운 부분은 들쭉날쭉한 수치를 나타내고 있는 양성률이다. 검사 건수 대비 확진자 발생 수치인 양성률은 1.89%(97명/5127명)로, 하루 전 1.0%(58명/5799명)보다 크게 높아졌다.

양성률이 일정한 수준을 기록하지 않고 들쭉날쭉한 데는 잠복감염에 따른 전파가 여전히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 1주간 집단발생 신규 건수는 전주 대비 4건 감소한 9건이었지만 감염경로 조사 중 비율은 여전히 20% 내외를 유지하고 있으며 방역망 내 관리 비율도 80% 미만으로 나타났다. 이는 잠복감염을 통한 원인을 알 수 없는 전파가 여전히 지역사회에 퍼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 본부장도 “잠복감염과 집단감염 가능성이 있어 경각심을 낮출 수 없다”고 우려했다.

가을철 낮아진 기온도 문제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호주 최고 생물학 연구소인 호주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미생물학회지’(Virology Journal)에 (코로나19)를 유발하는 바이러스(SARS-CoV-2)가 지폐나 휴대전화 화면 등에서 최대 28일 동안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특히 코로나19는 여름철에 비해 시원하고 습도가 낮은 봄·가을에 코로나19 생존 기간이 5~7배가량 길었다.

본격적인 가을철에 진입한 우리나라의 상황을 고려할 때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지점이다. 가을철에 이미 진입한 유럽 대부분 국가들이 2차 대유행을 맞았다는 점도 이 같은 연구결과를 뒷받침한다.

우리나라는 OECD 37개 회원국 중 코로나19 방역을 매우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는 국가이긴 하지만 순간의 방심과 환경이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하게 변했다는 점에서 경계심을 풀어서는 안된다는 지적이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난방을 가동하고 이에 따라 실내 공기가 매우 건조해지고 있다는 점도 방역당국의 여전한 고민이다. 건조한 환경은 독감이 걸리기 가장 유리한 조건이데 독감과 코로나가 동시에 유행하는 트윈데믹(동시유행)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정은경 본부장도 “기온과 습도가 낮아지는 환경 변화도 방역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바이러스 생존 기간이 길어지는 대신 실내 활동 증가로 환기는 더욱 소홀해질 수 있다”며 “수시로 환기를 하고 손이 닿는 곳은 수시로 소독해달라”고 당부했다.

결과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도 1단계로 하향 조정된 상태에서 다시 상황이 악화되지 않기 위해서는 방역당국과 성숙한 시민의식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서는 방역당국이 내놓은 거리두기 조정안에 대해 시민들이 얼마나 참여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상황이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의견이 나온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해외의 재유행 흐름과 달리 우리나라가 감소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국민적인 동참과 협조가 있어서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방역과 일상의 균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모든 사회 구성원은 각자의 위치에서 방역 수칙을 준수해 주시길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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