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천 군부대 집단감염, 재유행 신호탄?…허를 찌르는 확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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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6일 0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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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포천시 내촌면에 위치한 군부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36명이 무더기로 쏟아지자, 지난 5월 초와 8월 초 집단감염 악몽을 떠올리는 목소리가 커졌다.

긴 연휴가 끝나고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소규모 집단감염이 터지고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모습을 재현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이다. 2~3일 뒤면 이 같은 전망이 기우에 그칠지 윤곽이 나올 전망이다.

◇포천 군부대 병사 1명 첫 감염→누적 36명…외부 유입 가능성도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는 5일 낮 12시 기준으로 포천 군부대에서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6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부대에서 생활하는 병사가 첫 감염된 후 35명이 추가로 감염된 것이다.

감염자 36명 중 33명이 병상, 나머지 3명은 간부급이다. 방역당국은 1차 조사를 마무리하든 단계지만, 아직까지 명확한 감염경로를 찾지는 못했다. 휴가자 등 조사 대상에서 빠진 인원을 대상으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부대 밖 외출이 통제되는 군부대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지만, 외출할 수 있는 군 간부도 3명이나 감염됐다. 현재 방역당국과 군은 최근 간부 A씨를 주목하고 있다. A씨는 영외 숙소에서 거주하며, 추석연휴에 영내외를 오갔다. 지난달 26~27일에는 서울을 다녀온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5월 초 전국적인 유행으로 번진 서울 이태원 클럽 집단감염에 군 간부 2명이 포함된 점에 비춰보면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군은 지난 5월 초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상황에서 외출을 제한하는 지침을 내렸다. 하지만 사이버작전사령부 소속 하사 1명과 육군 직할부대 소속 대위 1명이 이태원 클럽을 방문해 코로나19에 감염됐고, 10명에게 추가 전파를 일으켰다.

간부는 아니었지만 지난 7월에는 외부 강사를 통해 포천 군부대 내 코로나19가 유입됐고, 장병 19명을 포함한 22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하기도 했다. 곽진 방대본 환자관리팀장은 “최초 확진자는 부대 내 병사였는데, 추가 검사를 통해 확진자 중 간부가 있었다”며 “이를 연관 지어서 감염경로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군부대라는 통제된 공간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는데도 5월과 8월처럼 재유행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온 배경은 코로나19의 광범위한 전파력 때문이다. 혹여라도 외부 유입이 사실일 경우 방역망을 벗어난 ‘조용한 전파’가 일어난 것임을 시사한다.

◇중대본 “8월보다 덜 할 것”…정은경은 “8월 유행 잊으면 안 된다” 경계감

지난 4월 말과 5월 초 연휴가 끝나자마자 서울 이태원 클럽에서 집단감염이 터졌다. 시작은 지난 5월 6일 새벽 이태원 클럽을 다녀간 ‘용인시 66번’ 확진자였다. 지난 8월도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와 8월 15일 서울 도심집회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는 상황을 겪었다.

0시 기준 일일 확진자 발생 흐름도 5월 6일 1명이던 것이 8일 17명, 9일 24명, 10일 34명으로 급증했다. 이후 부천 쿠팡 물류센터에서 집단감염이 연이어 터지면서 수도권으로 확산세를 이어갔다. 방역당국은 재유행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 규모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5일 브리핑에서 “예측이 어렵지만, 국민들이 상당히 조심하고 방역수칙과 거리두기를 잘 지켜 8월 15일 이후 확진자가 급증한 사례는 조금 덜하지 않을까 판단한다”고 전망했다.

방역당국이 이 같은 판단을 내린 근거는 지난해 추석연휴와 비교해 교통량이 두 자릿수로 감소하는 등 거리두기 실천이 비교적 잘 이뤄졌기 때문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에 따르면 추석연휴이자 특별방역기간인 9월 29일부터 10월 4일까지 일평균 이동인원은 지난해 추석연휴 대비 19.3% 급감했다. 고속도로 일평균 교통량은 전년대비 13.8% 감소했고 귀성, 귀경길 정체는 평상시 주말과 유사했다.

지난 5월과 8월에는 유행 규모가 작아진 시점에서 긴장감이 떨어지고 거리두기도 다소 느슨해졌다는 지적이 많았다. 추석연휴 내내 전국적으로 거리두기 2단계를 적용했다.

정은경 방대본 본부장(질병관리청)은 중대본보다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은경 본부장은 5일 브리핑에서 “연휴 때 두 자릿수 감염 규모를 유지한 것은 검사 건수가 적었기 때문”이라며 “병원과 학교 등 산발적 감염과 가족 간 전파 사례가 확인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지속돼 긴장을 놓을 수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8월 중순 이후에 수도권발 집단유행이 전국적으로 확산하며 많은 피해가 있었던 상황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10월 들어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고 있고 이달 중순 이후에는 인플루엔자(독감) 감염자도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가을과 겨울에는 환경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며 “거리두기에 노력해도 늘 예측하지 못한 집단감염이 생긴 사례를 비춰보면 또 다른 대규모 감염에 대비한 대비책을 미리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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