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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사회

6년 10개월 간 반전 거듭한 전교조 소송…대법 “법외 노조 통보 위법”

입력 2020-09-03 20:52업데이트 2020-09-03 2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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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합법화의 길을 열어준 3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고용노동부가 전교조에 법외 노조 통보를 한 것 자체에 법적 근거가 없어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전교조가 해직 교사의 노조원 자격을 유지시킨 행위가 합법인지 여부에 대한 직접적인 판단하는 대신 행정처분의 절차적 위법성을 문제 삼은 것이다. 다수 의견을 낸 김명수 대법원장과 9명의 대법관 등 10명은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바로 ‘법외(法外) 노조’가 되는 것이 아니고 이를 통보하는 처분이 합법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 “법외노조 통보는 헌법상 노동3권 본질적 제약”
대법원 전합 판결에는 김 대법원장과 대법관 11명 등 12명이 참여했다. 전원합의체는 13명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김선수 대법관은 변호사 재직 당시 이 사건 1,2심과 대법원 소송에서 전교조를 대리해 심리 과정에서 제외됐다.

전교조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유죄를 확정 받은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원으로 두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법에는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 한다’는 조항이 있고 이 법 시행령에 ‘이 법에 의한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함을 통보해야 한다’고 되어 있다. 1심과 2심은 이를 근거로 정부의 법외 노조 통보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대법원 전합 다수의견은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 자체가 합법인지 위법인지에 대한 판단은 비껴가면서 법외노조 통보가 위법이라고 판단했다. 우선 대법원은 법외노조 통보가 적법하게 설립된 노조의 법적 지위를 박탈해 헌법상 노동 3권을 실질적으로 제약하는 처분이기 때문에 명시적이고 구체적인 법률적 근거가 필요하다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해직 교사의 노조 가입 허용이 정부가 노조 측 설립 신고를 수리할 때 결격 사유가 될 수는 있지만 이미 합법적으로 결성돼 운영되어 온 노조에 대해 법외노조로 통보할 수 있다는 내용은 법에 전혀 명시되어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법적요건을 갖추지 못한 노조가 존립할 수 없도록 하는 법외노조 통보제도는 1998년 도입됐는데, 노조 해산명령 제도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미 적법하게 설립되어 활동 중인 노동조합을 행정관청이 임의로 해산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근로자의 단결권과 노동조합의 자주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1987년 폐지됐다. 현행 노동조합법은 제정 당시부터 현재까지 설립신고서 반려에 관해서는 직접 규정하면서도 그보다 중대한 처분인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고 있지 않고 이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

김재형, 안철상 대법관은 다수의견과 결론은 같지만 이유가 다른 별개 의견을 냈다. 김 대법관은 해직 교사가 속한 전교조에 대해 법외노조로 보는 것 자체가 잘못이란 입장을 냈다. 안 대법관은 “해직자의 노조 가입을 허용하는 것이 국제노동기구(ILO) 등 국제사회의 확고한 표준”이라며 “노조의 정당성은 활동에 따라 평가해야지 해직교원 가입 여부로 결정할 문제 아니다”라고 밝혔다.

● 전교조 소송, 6년 10개월 간 반전 거듭
김명수 대법원장이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를 하고 있다. 이날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위법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이 나왔다. 2013년 소송이 시작된 지 7년,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간 지 4년 만이다. (대법원 제공) 2020.9.3/뉴스1
이기택, 이동원 대법관 2명은 반대의견을 통해 1, 2심과 동일하게 정부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단을 밝혔다. 두 대법관은 “이 사건 법령의 규정은 매우 명확해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전교조는 법외노조이고 고용부는 반드시 법외노조 통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대법관은 “이 부분 법체계에는 전혀 흠결이 없고 오히려 아무런 문제가 없는 완벽한 규정이다”며 “다수의견은 법을 해석하지 않고 스스로 법을 창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외노조 통보의 적법성을 둘러싼 전교조와 고용부의 소송은 2013년 10월 이후 6년 10개월 동안 계속됐다. 그동안 전교조가 “재판도중엔 법외노조 통보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법원에 신청하면, 고용노동부가 이에 맞서 항고 절차를 밟는 일이 반복됐다.

1, 2심 법원과 대법원은 2013년 10월부터 3일까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사건과 관련해 총 9건의 판단을 내렸다.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취소해야 할지를 두고 1, 2심과 대법원이 판결을 내렸다. 재판 도중에 법외노조 통보 처분을 정지해 전교조의 합법 활동을 허용할지를 두고는 서울행정법원과 서울고법, 대법원에서 총 6건의 결정을 했다.

이때마다 전교조의 ‘합법노조’ 지위도 뒤바뀌었다. 1심 법원은 2013년 11월 전교조의 요청을 받아들여 “1심 재판이 진행되는 도중엔 합법적으로 활동하라”는 취지로 결정했다. 곧바로 고용노동부가 반발해 상급 법원인 서울고법에 항고장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교조는 1심 법원이 2014년 6월 “전교조는 법외노조”라며 패소판결을 할 때까지는 합법노조의 지위를 유지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전교조 사건 재판 등에 개입하려 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으로 기소돼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배석준기자 eulius@donga.com
고도예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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