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폭주기관차”-박상기 “분란초래”…전현직 ‘尹때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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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6월 29일 17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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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2019.6.27/뉴스1 © News1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 2019.6.27/뉴스1 © News1
문재인 정부의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29일 검찰총장에 대한 장관의 지휘권을 강조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을 ‘폭주기관차’에 비하며 “문민 장관의 지휘를 무력화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고,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도 “검찰총장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며 공세에 힘을 더했다.

추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솔직한 말로 (검찰이) 검사 장관의 지휘에 말없이 수그려 온 세월이 60년인데, 문민 장관의 지휘는 새삼스럽고 처음이라는 듯 건건히 지휘를 무력화하려는 시도에 당황스러울 때가 있다”며 “하지만 꺾이지 않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검사 출신 장관과 문민 장관의 지휘 차이는 그 내용”이라며 “검사 장관은 대검과 방향이 같은 경우가 많다. 문민 장관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강제수사와 별건 수사, 인권침해를 시정하는 내용이 많아 대검이 거북해한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법적으로는 ‘법무부 외청 검찰청’이지만, 현실에서는 조직과 힘을 가진 검찰이 우위에 선 ‘검찰부 외청 법무청’으로 역전됐다”며 “민주적 통제를 할 수 있는 법무부 위상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 장관은 “통제되지 않는 권력은 폭주기관차와 같다. 그 폭주는 반드시 국민의 피해로 귀결된다”며 장관의 지휘·감독권 발동과 관련해 충돌하고 있는 ‘윤석열 검찰’을 ‘폭주기관차’에 비하기도 했다.

이어 “저를 공격함으로 검찰개혁의 동력을 상실시키려는 노력도 있을 것이다. 제 역할은 검찰개혁을 대한민국 역사의 되돌릴 수 없는 강 너머로 지고 가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문재인 정부 첫 법무부 장관을 지낸 박상기 전 장관도 “검찰총장이 아니라 법무부 장관이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라며 윤 총장이 추 장관의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장관은 같은 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검찰총장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방식을 고집하고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을 때 그럼 과연 장관은 그대로 바라만 보고 있어야 되느냐”고 꼬집었다.

박 전 장관은 윤 총장을 향해 “지휘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지 직접 나서서 지시하는 것은 오히려 분란을 초래할 수 있다”며 “(윤 총장이) 검언유착 의혹·한명숙 전 총리 관련 사건에서 디테일한 부분에서 너무 개입된 것 같다”고 밝혔다.

아울러 “검찰개혁에 앞장서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검찰총장에 임명됐지만 그 기대감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며 “검찰개혁에 좀 더 집중해서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해줬으면 하는 기대감이 있는데, (측근이 개입된) 현안 사건에 너무 깊이 개입됐다”고 재차 비판했다.

박 전 장관은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을 지휘할 수 있도록 한 검찰청법 제8조에 대해서도 “검찰권을 견제하거나 제어할 수 있는 것은 총장밖엔 없는데 법무부 장관을 배제한다면 누가 검찰권의 과잉 행사나 문제점을 해소할 수 있겠느냐”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 개혁’ ‘검찰 견제’를 이유로 들며 검찰총장에 대한 장관의 지휘권을 강조하는 모양새다.

추 장관은 최근 지휘권 행사로 갈등을 빚은 윤 총장을 상대로 공개석상에서 연일 거센 비판을 이어가며 이른바 ‘장관의 품격’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미래통합당이 추 장관의 언행을 문제 삼으며 공세에 나선 데다 내부에서도 일부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추 장관과 민주당 등 대부분 여권 인사들은 ‘문제의 본질은 추 장관의 발언이 아닌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에 있다’는 입장을 공고히 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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