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 혈장치료제 만들겠다더니…연구비 고작 3억 책정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6월 2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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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연내 확보를 목표로 내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혈장치료제 개발과정이 순탄치 않은 걸로 나타났다. 혈장공여를 할 수 있는 병원이 4곳에 불과한데다 연구비도 3억 원만 책정돼 부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0시 기준 코로나19 국내 완치자는 1만908명. 혈장치료제 개발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는 녹십자에 따르면 23일 오후 1시 기준 195명이 기증 의사를 밝혔다. 이 중 실제 채혈을 한 사람은 49명에 불과하다. 혈장치료제는 혈장에 있는 중화항체를 농축해 생산하기에 최소 120명의 혈장이 필요하다. 완치자마다 혈액 속 바이러스를 무력화하는 중화항체 정도가 달라 채혈량이 많을수록 좋다. 더구나 혈장공여를 약속한 완치자 중 채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전국에서 완치자의 혈장을 공여 받을 수 있는 병원은 4곳뿐이다. 경기 안산시 고대안산병원, 대구 계명대 동산병원·경북대병원·파티마병원이다. 녹십자는 관련 장비를 충분히 갖춘 대형병원들의 참여를 설득하고 있다. 하지만 인력, 장비, 비용문제로 고사하는 병원들이 많다.

완치자 1인당 혈장공여에 투입되는 비용은 300만~400만 원. 게다가 혈액을 뽑아 혈장만 빼낸 뒤 남은 혈액을 다시 주입하는 ‘플라즈마 페레시스’ 장비를 갖춘 헌혈차 대여비용은 2주에 약 5000만 원이 든다. 그런데 녹십자가 정부로부터 받은 연구용역비는 총 3억 원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연구용역비에는 채혈 경비만 포함됐다. 의사 인건비 등 나머지 부대비용까진 반영되지 않아 실제 경비와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곧 완치자가 대거 나올 수도권에서 참여 병원을 늘려야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전주영기자 aimhigh@donga.com
이소정기자 so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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