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구속영장 기각…법원 “구속 필요성 소명 부족”

배석준기자 , 박상준 기자 입력 2020-06-09 02:10수정 2020-06-09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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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의혹 등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52)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9일 기각됐다.

이 부회장의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담당한 서울중앙지법의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기본적 사실관계는 소명되었고, 검찰은 그간의 수사를 통하여 이미 상당 정도의 증거를 확보하였다고 보인다. 그러나 불구속재판의 원칙에 반하여 피의자들을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하여는 소명이 부족하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원 부장판사는 또 “이 사건의 중요성에 비추어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및 그 정도는 재판 과정에서 충분한 공방과 심리를 거쳐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옛 미래전략실의 최지성 전 부회장(69)과 김종중 전 사장(64) 등에 대한 구속영장도 모두 기각했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의혹을 검찰에 고발한 뒤 19개월 동안 수사를 한 뒤 영장을 청구한 검찰 수사의 적정성을 놓고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그동안 삼성바이오 등을 50여 차례 압수수색을 했고, 삼성 임직원 110여 명을 430여 회 조사하는 등 장기간 강도높게 수사를 했다.

지난달 26, 29일 두 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이 부회장 측은 검찰 수사팀이 아닌 학계와 시민단체 등 외부 전문가에게 기소 타당성을 묻는 검찰수사심의위원회 회의 소집을 2일 신청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복현)는 수사심의위 절차가 진행되기 전인 4일 이 전 부회장 등에 대해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 등의 외부 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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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심사는 8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9시 7분까지 10시간 37분만에 끝났다. 점심식사와 두 차례 휴정을 제외하더라도 8시간 37분 동안 영장심사가 진행됐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등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 측은 “민사판결에서 이미 합병이 적법하다고 판결했고, 시세조종이나 부정거래라는 검찰 주장은 상식 밖”이라며 반박했다. 원 부장판사는 “장기간 수사로 검찰이 이미 증거를 대부분 수집했으며, 글로벌 기업인인 이 부회장이 도주할 우려도 없다”는 이 부회장 측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은 11일 검찰시민위원회의를 열어 이 부회장 관련 사건을 대검찰청 검찰수사심위위원회에 넘길지를 결정한다. 부의가 결정되면 이 부회장의 기소 여부를 외부 전문가가 먼저 결정하게 된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
박상준 기자 speakup@donga.com기자페이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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