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틀자니 덥고 틀자니 코로나 걱정”…에어컨 사용 어쩌나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7일 06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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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여름은 점차 빨리 오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5월 기온은 100년 전보다 무려 3도가 오르는 등 기상청은 올해도 더운 5월이 될 것으로 예보했다. 6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 에어컨이 진열돼 있다. 2020.5.6/뉴스1 © News1
한반도의 여름은 점차 빨리 오며,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 5월 기온은 100년 전보다 무려 3도가 오르는 등 기상청은 올해도 더운 5월이 될 것으로 예보했다. 6일 오전 서울 시내의 한 백화점에 에어컨이 진열돼 있다. 2020.5.6/뉴스1 © News1
“이 더위에 에어컨까지 안 쓰면 가뜩이나 장난기 많은 아이들이 마스크를 잘 안쓸 게 뻔하다.” “아이들이 몰려있는 실내에서 에어컨이나 공기 청정기를 틀면 전염이 쉽게 이뤄질 것 같아 걱정이다.”

오는 20일부터 정부가 단계적 등교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 고등학교 선생님과, 유치원생 자녀를 둔 한 학부모의 의견이 서로 갈렸다.

아직까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위협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더위가 다가오자 에어컨 사용을 두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인 것이다.

에어컨은 밀폐된 실내에서 공기를 빨아들였다가 차갑게 만들어 내놓는 방식의 냉방 장치인 만큼 비말(침방울) 전파를 넓힐 위험성이 존재한다.

지난 1월 중국 광저우에서는 물리적 거리두기를 한 식당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는데, 역학조사 결과 에어컨 공기순환 기능 때문에 침방울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때 경기 평택의 한 병원에서 에어컨 작동이 전파 원인으로 지목된 사례가 있다.

그러나 벌써부터 시작되는 초여름 더위에 대한 우려도 만만치 않다.

전날(6일) 서울의 최고기온은 28도, 광주는 30도까지 올랐다. 벌써 일부 대중교통이나 식당·카페 등에서는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개학 준비에 들어간 학교와 유치원에 대한 우려는 더욱 크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새학기 개학 자체를 미뤄온 탓에 올 여름방학은 온전히 지내기 어렵다는 전망이다. 가장 더운 시기인 7~8월까지 학기가 이어지면 ‘찜통교실’에서 에어컨은 필수인데, 에어컨을 틀어야할지 고민이 깊어지는 것이다.

방역당국은 현재 전문가와 논의 중인 상황인 탓에 아직까지 정확한 지침을 내리지는 않았지만, 일단은 창문을 조금 열거나 자주 환기를 시키는 상황 하에서 에어컨을 사용해달라고 제안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서는 환기가 필수인 만큼 에어컨 사용과 환기를 적절히 섞으라는 조언이다.

중국의 사례 또한 에어컨은 쓰더라도 환기를 시키지 않았던 상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방역당국은 최근 기온이 올라가고 있는 만큼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방침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전날(5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전문가들께서 창문을 조금 열고 환기를 시켜주면서 에어컨을 트는 방안 정도를 제안해주셨다”며 “좀 더 정리되면 주의사항을 정교하게 만들어서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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