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비축’ 마스크 일부 수거 논란…교육부 “개학 후 다시 보충”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3월 1일 18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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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일선 초중고교들이 비축해 둔 마스크 중 일부를 수거해 일반 시민들에게 우선 보급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마스크 수급 안정화조치에 따른 것이다.

1일 교육부에 따르면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15개 시·도의 학교들이 보유 중인 마스크 1270만 개 중 580만 개를 수거하기로 했다. 학교에서 수거한 마스크를 중대본이 모아 농협·우체국 등 공적 판매처와 일반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서다. 3월 2일부터 최대 2주 간 학생과 교직원들이 긴급돌봄교실에서 사용할 마스크 690만 개를 제외한 여유분이다. 서울·경기·인천 지역의 학교들은 앞서 2월 29일 160만 개의 마스크를 내놓았다. 나머지 12개 지역의 학교들은 총 420만 개를 내놓을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번 마스크 수거로 인해 학교에 마스크가 부족하지 않도록 개학 이후 충분한 물량을 제공하겠다는 입장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마스크 수급 안정화에 이번 주가 중요한 만큼 중대본 조치에 협력하는 것이 필요했다”면서 “긴급돌봄 교실에 필요한 마스크는 이미 확보한 상태며, 개학 전에 마스크를 다시 비축해놓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선학교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교육청으로부터 마스크 수거 요청 문자를 받고 처음엔 ‘가짜뉴스’가 아닐까 생각이 들 정도였다”며 “학교도 여러 업체를 수소문한 끝에 겨우 물량을 확보한 것인데 이렇게 가져가버린다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 김모 씨(34)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어린아이들을 보호하는 게 우선 아니냐”고 비판했다.

한편 교육부가 긴급돌봄교실에 필요한 마스크 여유분을 열흘 치 남겨둔 점에 비춰 전국 학교의 개학을 일주일 더 연기하기로 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관계 부처 간에 개학을 늦출 것이라는 합의가 있었기에 학교 마스크 비축분을 회수하는 조치가 가능했던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김수연 기자 s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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