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스크린도어를 고치고 있던 하청업체 비정규직 청년 김모 군이 열차에 치어 목숨을 잃었다.
김 군은 매일 10시간 이상을 일했고 월급 140만원 중 100만원씩 저금하던 성실한 청년이었다. 고장 발생 시 ‘2인 1조’ 근무가 원칙이었지만, 그는 혼자였고 중간관리자는 사무실에 없었다.
사고 당일 유품에서 발견된 컵라면은 시민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고장 접수 후 1시간 이내 현장에 도착한다는 사내 규정 때문에 김 군은 끼니를 거르는 일이 많았다. 그에게 빨리 일해야 할 의무는 있었지만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없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만들어진 스크린도어의 잘못된 유지 보수 체계가 김 군의 목숨을 앗아갔다. 김 군의 사고를 계기로 열악한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우와 위험한 일을 하청업체에게 전가하는 ‘위험의 외주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도 구의역 사고는 ‘현재 진행형’이다. 여전히 많은 ‘김군들’이 우리 주변에서 안전을 보장받지 못하고 일하고 있다. 작년 12월 11일에는 비정규직 노동자 스물넷 노동자 김용균 씨가 충남 태안 화력발전소 컨베이어벨트에 끼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역시 2인 1조로 작업하지 못하고 홀로 일하다 숨졌다.
사고 3주기를 맞이한 오늘, 시민들은 그날을 잊지 않고 샌드위치, 컵라면 등을 사고가 났던 9-4 승강장 앞에 두며 김 군을 추모했다. 김 군을 위로한다.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너는 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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