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 “제주 4·3 사건 몰랐다는 사실 부끄러워…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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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4월 3일 11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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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4·3 사건 몰랐다는 사실 부끄러워…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KBS 캡처.
유아인 “4·3 사건 몰랐다는 사실 부끄러워…우리가 기억해야할 역사”/KBS 캡처.
배우 유아인이 제71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4·3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해야 할 역사”라고 말했다.

유아인은 3일 오전 제주 4·3평화공원에서 거행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전국 각지에서 온 시민 6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71년의 다짐’을 발표했다.

유아인은 “저도 그랬다. 도올 선생님과 함께 했던 방송에서도 고백했는데, 부끄럽게도 저도 4·3을 잘 몰랐다. 어떻게 불러야 할지도 몰랐고, 또 왜 우리가 몰라야 했는지도 잘 몰랐다. 그걸 몰랐다는 사실이 부끄러웠다”라고 반성했다.

유아인은 “4.3을 접하고 조금씩 알게 되면서 우리가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끊임없이 이야기하고 소환하고 현재로 만들어야 하는 역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며 “저도 처음에는 많이 놀랐고 분노했고 슬펐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자행한 일들은 어떻게 멀쩡히 살아갈 수 있었는지 상상할 수 없었다. 제주라는 섬이, 그 상상조차 되지 않는 상처를 어떻게 품어왔는지”라며 소설 ‘순이삼촌’의 한 구절도 소개했다.

이 소설은 4·3 당시 북촌리 학살을 다뤄 4·3의 비극을 세상에 알렸다. 순이삼촌은 국가폭력의 실상을 폭로하고 진상규명의 필요성과 치유 및 추모의 당위성을 널리 확산하도록 디딤돌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순이삼촌의 발표를 계기로 대학가와 지식인들이 4·3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됐고 문화계 전반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고 기억해야 하는 역사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4·3을 공부하고 싶어 하고, 다시는 그런 역사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다짐하는 이들 중 청년 세대가 적지 않다. 그래서 희망은 있는 것 같다”며 “젊은 세대가 4·3을 알아나가고 3세대 유족이 1세대를 이해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다시 기리는 4·3정신, 함께 그리는 세계 평화’를 주제로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한 이번 추념식에는 4·3 생존 희생자와 유족, 도민, 여야 5당 지도부와 각계 인사 등 1만 여명이 참석했다.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이 대통령으로는 12년 만에 4·3 추념식에 참석한 데 이어 올해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참석해 추념사를 낭독하며 4·3 영령을 추모했다.

이 총리는 “도민 여러분이 '이제 됐다'고 할 때까지 4·3의 진실을 채우고 명예를 회복해 드리겠다”며 희생자 유해 발굴과 실종자 확인, 생존 희생자와 유족에 대한 지원 확대 등을 약속했다.

도올 김용옥은 미래를 향해 71주년의 첫걸음을 내딛는 의미를 담은 '제주평화선언'을 낭독했다.

정부는 4월 3일을 2014년 국가기념일인 '제주4·3 희생자 추념일'로 지정하고 매년 국가의례로 추념식을 봉행하고 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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