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문 연 대구 섬유박물관, 관람객 발길 ‘뚝’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2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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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대비 방문객수 2만명 감소… ‘섬유스트림사업’도 갑자기 중단
섬유테마 대구 관광산업 난관
“관련 기업 간의 연계 강화 필요”

최근 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내 섬유박물관 3층 산업관에서 한 직원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섬유박물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은 190명 정도로 저조하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최근 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 내 섬유박물관 3층 산업관에서 한 직원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섬유박물관의 하루 평균 관람객은 190명 정도로 저조하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최근 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텍스타일콤플렉스(DTC) 내 섬유박물관. 국내 최초의 섬유박물관인 이곳은 방문객의 모습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었다. 1∼4층까지 총전시면적 6800m²의 전시관에 섬유작품과 패션작품, 섬유기계, 신섬유 등 다양한 소장품을 선보이고 있지만 각 층마다 박물관 직원을 제외하곤 둘러보는 사람이 없었다.

2층에 마련된 어린이체험실은 직접 종이옷을 만들어 마네킹에 입혀볼 수 있는 체험 등을 할 수 있지만 신청자가 없어 불만 켜진 채 텅 비어 있었다. 섬유 업계와 관련된 전문 서적과 논문 등을 찾아볼 수 있는 섬유정보실도 이용하는 이가 없었다. 입구에 놓인 입장권 투입함에는 기자의 것을 포함해 입장권이 달랑 4장만 들어 있었다.

대구의 주력 산업인 섬유를 테마로 한 산업관광이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관람 실적이 저조하거나 관광 프로그램이 아예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다. 전문가들은 산업의 주제를 살리고, 지역에 흩어진 섬유산업 콘텐츠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섬유박물관의 관람객은 계속 감소하고 있다. 2016년 7만8958명이던 관람객 수가 지난해 7만2626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11월 말까지 5만2100명이 섬유박물관을 찾았다. 하루 평균 190명 수준이다. 섬유박물관 관계자는 “사드 배치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 이후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2015년 5월 문을 연 섬유박물관은 정부와 대구시가 1130억 원을 들여 섬유업계 지원을 위해 조성한 DTC의 주요 시설 가운데 하나다. 섬유와 패션 작품을 선보이는 패션관, 섬유산업의 역사와 기업의 변천사를 볼 수 있는 산업관, 첨단 기술을 접목한 신섬유의 현재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미래관으로 구성돼 있다. 입장료는 무료다.

대구 서구가 2012년부터 야심 차게 추진했던 섬유스트림관광 사업은 2016년 관람객 감소로 조용히 사라졌다. 이 관광 상품은 지역의 섬유산업과 관광을 결합한 것으로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섬유 기업인 ㈜진영P&T, 도심형 아웃렛인 퀸스로드를 둘러보는 코스로 구성됐다.

섬유원료를 녹여 원사를 제조하는 제직 공정과 원단을 가공해 염색 및 날염하는 공정을 견학하고 체험할 수 있게 꾸몄다. 그러나 2013년 2064명이던 관광객 수가 2014년 1026명, 2015년 1340명, 2016년 689명으로 줄어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서구 관계자는 “참여 기업의 경영난으로 관광객에 대한 안내가 힘들었다”며 “관광객도 일반인보다는 학생 위주의 견학이 주를 이뤘고, 이마저도 점차 줄어 더 이상 사업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종료했다”고 말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섬유산업이 지역의 전통산업이자 주력산업으로 산업관광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산업관광은 생산 현장이나 산업 유산을 활용한 것으로 관광객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기업과 지자체는 지역산업을 홍보하며 새로운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송재일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역에 섬유산업과 관련된 관광 콘텐츠는 부족하지 않다”며 “섬유박물관이나 관련 기업 간의 연계를 강화하는 한편 섬유산업의 주제를 살려 관광객들에게 잘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산업관광 공모 사업을 진행하고 있고, 산업관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각 구·군과 협의해 지역의 산업 특성을 살린 산업관광 상품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광일 기자 light1@donga.com
#대구 섬유박물관#섬유스트림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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