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 원인, 27년 된 ‘낡은 배관’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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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2월 5일 09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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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4일 오후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사진=뉴시스
4일 경기 고양시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의 원인으로 27년 된 낡은 배관 등이 지목됐다.

연세대학교 방재안전관리센터장인 조원철 명예교수는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관이 1991년부터 매설된 것이기 때문에 27년 정도 됐다”며 “상수도관이 아니고 온수관이기 때문에 노후화가 빨리 진행이 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상수도관을 5년, 10년, 15년, 20년, 25년, 30년 사용시기 별로 조사를 해 봤더니 안에 스넥이라고 하는 찌꺼기가 굉장히 두껍게, 심한 건 한 2.5cm 정도까지 끼었더라. 그 찌꺼기라는 것이 단순하게 문지를 정도가 아니고 주물로 만든 철처럼 아주 딱딱하다. 잘못 건드리면 손이 찢어진다”며 “이러면 관이 굉장히 거칠어지고 관이 단면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압력이 높아진다. 높아지면 약한 부분이 터질 수 있는 개연성이 굉장히 높다. 이게 노후화라고 하는 가장 기본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계속 뜨거운 물만 보내는 게 아니고 중간중간에 관을 청소를 하면서 점검을 하는데 이 점검이 제대로 규칙적으로 됐는지 안 됐는지 한번 확인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조 교수는 “그 주변에서 사전에 조금씩 누수가 되면서 싱크홀이 발생됐을 수도 있다. 싱크홀이 발생되면 그 접합 부분의 모든 받치고 있던 흙들이 다 쉽게 나가버린다. 그래서 위에서 하중이 오면 그 접합부 부분이 약해져서 잘라질 수가 있다”며 “싱크홀 등 그런 징후가 있었으면 신고를 받아서 조사를 했으면 막을 수도 있지 않나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상수도관이면 겨울이 되면 흙이 딱딱해진다. 그러면 지표면에 차량이 다닌다든가 해서 진동이 올 경우 바로 관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관에 손상을 주면서 이번 같은 일이 발생될 수가 있는데 현재 날씨로는 그 영향은 아닌 것 같다”며 “다만 관의 흙 덮인 두께를 ‘토피’라고 하는데 토피가 1m 50cm밖에 안 된다. 표준 설계 규정이 1m 50cm인데 저희는 항상 얕다고 2m 이상은 돼야 된다고 주장해왔다. 위에서 오는 충격을 막아주는 효과는 굉장한 차이가 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고양시 측도 온수배관이 낡아 사고가 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사고현장을 확인한 고양시 관계자는 수송관의 용접 부분이 오래돼 녹이 슬어 있었는데 압력을 견디지 못해 파열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최정아 동아닷컴 기자 cja09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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