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 놓고 ‘살얼음판’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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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타당성 재조사’ 9월 마무리… 문제 없으면 내년 기본계획 수립
‘숙의형 공론조사’ 가능성 제기… 지역사회 또다시 술렁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2공항 예정지. 입지타당성 재조사에 이어 숙의형 공론조사가 제기되는 등 기본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난관이 이어지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 제2공항 예정지. 입지타당성 재조사에 이어 숙의형 공론조사가 제기되는 등 기본계획 수립에 이르기까지 난관이 이어지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에 건설될 예정인 제2공항에 대한 입지타당성 조사가 다시 실시되면서 계획된 일정에 차질이 빚어진 가운데 숙의형 공론조사 추진 가능성도 제기되는 등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제주도는 국토교통부가 6월 말 착수한 ‘제주 제2공항 입지선정 타당성 재조사 용역’을 이달 말 마무리한다고 4일 밝혔다. 타당성 재조사는 제2공항 반대 단체와 주민들의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최적 대안 선정 시 장단점 분석 결과, 입지선정 평가기준, 입지평가 활용 자료 및 분석 결과 등의 적정성을 다시 확인하는 작업이다.

이번 재조사 용역 결과는 검증위원회의 검증 절차를 거친다. 타당성 재조사와 검증위원회에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이 나면 내년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한다. 국토부는 당초 올해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었지만 타당성 재조사 등으로 미뤄졌으며 관련 예산 역시 집행되지 못했다. 이로써 ‘2019년 실시계획, 2020년 설계, 2021년 착공, 2025년 완공’이라는 당초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 ‘숙의형 공론조사’라는 돌발변수가 생겼다. 더불어민주당 위성곤 의원(서귀포)은 최근 국토부가 제2공항 건설을 반대하는 성산읍 주민과 공론조사를 실시하는 것에 합의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혔다. 다만 공론조사 결과를 수용하는 방법에 이견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국토부와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회, 제주도 등은 공론조사 실시 방안을 논의하고 있을 뿐 합의까지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강원보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원장은 “공론조사에 대해 국토부와 협의 중이기는 하지만 합의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다. 공론조사를 실시하면 그 결과를 타당성 재조사 등보다 우선적으로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는데 아직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제주도 관계자 역시 “국토부에 확인한 결과 공론조사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고 있지만 합의한 사실은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 논의 과정에서 공론조사를 제주도나 제주도의회가 실시하는 방안을 국토부가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제2공항 개발사업은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도가 공론조사를 할 수 없다. 도의회 부분에 대해서는 관여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아직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지만 공론조사가 제2공항 건설에 미칠 영향을 놓고 지역사회가 또다시 술렁이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는 6억 원을 들여 제2공항 주변지역발전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다음 달부터 2020년 2월까지 추진할 예정이다. 지역발전 개발 방향, 토지 이용계획 등을 제시하고 핵심 사업과 분야별 실행계획 등을 마련한다. 제2공항은 495만 m² 규모로 4조8734억 원이 투입돼 폭 60m, 길이 3200m의 활주로 등을 건설한다. 연간 2500만 명 수용이 가능하다.

현재 제주∼김포 노선은 지난해 무려 6만5000여 대의 항공기가 뜨면서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하늘길이 되는 등 제주시 용담동 제주국제공항은 포화상태를 이뤘다.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수용능력은 연간 17만2000회인데 지난해 이용률은 16만2000회로 96.8%에 육박했다. 지난해 여객터미널 이용객은 2960만 명으로 수용능력인 2591만 명을 이미 넘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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