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도시철도공사, 싱가포르 모노레일 운영사업 진출한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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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여개국 회사와 경쟁 끝에 내년부터 5년간 관리-운영 맡아
동남아 도시철도 시장 개척 청신호

26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궉 스위 콴 SDC사 대표와 모제스 리 SDC 이사회 의장, 권영진 대구시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왼쪽부터)이 모노레일 운영 관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26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 호텔에서 궉 스위 콴 SDC사 대표와 모제스 리 SDC 이사회 의장, 권영진 대구시장,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왼쪽부터)이 모노레일 운영 관리를 위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제공

대구도시철도공사가 싱가포르 모노레일 운영 사업에 진출한다. 향후 동남아시아 도시철도 시장 개척에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도시철도 운영기관 가운데 해외에 진출한 사례는 소수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26일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모노레일 유지 관리와 섬 개발을 총괄하는 SDC사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 측은 내년 3월부터 5년간 모노레일 관리 및 운영을 맡는다. 수주 금액은 연간 40억 원, 총 186억 원이다.

공사 측은 이번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향후 10년 이상의 추가 계약도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홍승활 대구도시철도공사 사장이 직접 싱가포르로 날아가 계약 체결에 공을 들인 것도 사업의 확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시 차원에서 이번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성실하게 계약을 이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최준호 대구도시철도공사 홍보실장은 “계약 당사자 간 상호 신뢰를 크게 높이는 한편 국가 브랜드와 이미지 제고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지난해 7월부터 이번 수주에 뛰어들었다. 평소 산하 공기업의 부가가치 창출을 내세운 권 시장의 정책 기조와 맞아떨어졌다. 공사는 세계 10여 개국의 유수한 도시철도 관리 업체와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싱가포르 정부는 대구도시철도공사가 개통 3년이 된 3호선 모노레일을 별다른 사고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특히 일부 부품을 국산화하는 등 자체 기술력 분야에서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대구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은 일본 히타치의 시스템으로 제작됐지만 국내 기술을 많이 도입했다. 길이 30m의 궤도 빔 제작 기술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해 특허청에 등록한 것이 대표적이다. 무인자동운전에 따른 승객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개발한 폐쇄회로(CC)TV 영상 무선전송기술은 2013년 안전행정부(현 행정안전부)장관상을 받았다.

3호선 모노레일은 전국 최초의 도심용 교통수단이다. 북구 동호동∼수성구 범물동까지 30개역, 23.95km를 운행하고 있다. ‘하늘열차’라는 별칭이 생길 만큼 대구 도시 관광의 한 축이 됐다.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달 기준으로 하루 평균 승객은 7만4647명, 수입은 5139만 원이다. 개통 초기보다 승객은 9.5%, 수입은 12.6%가량 늘었다. 최근 누적 승객은 8479만여 명이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유명해진 싱가포르 센토사섬은 매년 관광객 1900만 명이 찾고 있다. 지난해 동남아시아 여행 전문 잡지인 트립질라가 선정한 싱가포르 최고의 관광지로 꼽혔다. 이 섬의 모노레일은 남북을 가로지르는 주요 교통수단이다. 총연장 2.1km에 4개 역이 있다.

홍 사장은 “이번 계약은 공사의 기술력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필리핀, 태국, 파나마 등의 경전철 시장 진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도시철도공사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권 시장은 “싱가포르 계약은 대구의 도시 브랜드를 동남아시아에 널리 알리는 좋은 계기”라며 “확장성이 큰 도시철도의 기술 개발과 수출 계약에 더욱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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