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 30%자립’ 마곡 스마트시티 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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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활용… 미세먼지-온실가스 대폭 감축
ICT 기술로 에너지 낭비 줄여… 서울에너지公, LG전자 등과 협력


아파트 옥상에 설치한 태양광 발전 설비로 생산한 전기를 입주민들이 함께 사용하고 남은 에너지는 판매해 수익을 나눈다.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실시간 관리되며 에너지 낭비를 최소화한다. 세계 각국이 실험 중인 스마트에너지시티의 단면이다.

스마트에너지시티는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를 늘려 결국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도시 발전 모델이다. 현재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동남아에서도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한국에서는 서울 마곡지구에 스마트에너지시티가 들어선다. 서울에너지공사는 23일 설명회를 열어 GS건설, LG전자, GS파워 등 기업들과 손잡고 마곡지구에 스마트에너지시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마곡지구는 새로 조성된 주거 단지인 만큼 첨단 설비를 적용하기 용이하다. 또 LG사이언스파크 등 LG그룹 연구 시설이 들어서 있다. 스마트에너지시티 조성에 LG전자를 비롯해 범LG가(家) 기업이 많이 참여하는 것에도 이런 배경이 있다.

스마트에너지시티는 태양광처럼 신재생에너지 생산을 통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인다. 요즘처럼 폭염이 심하면 발생하는 전력 부족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또 미세먼지와 온실가스 같은 오염 물질 발생도 줄어든다. 시간이 지날수록 스마트에너지시티 구축에 대한 필요성이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박진섭 서울에너지공사 사장은 “올해 마곡지구에서 스마트에너지시티 시스템을 시범 적용할 곳을 선정하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범위를 확대해 2022년까지 마곡지구의 전력 자립률 30%를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또 마곡지구 내 미세먼지를 연간 190t 감축하고 온실가스는 연간 18만 t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마트에너지시티는 작게는 집 내부에서부터 크게는 아파트 단지와 지역민을 아우르는 지역사회에 적용된다. 주요 사업 모델은 스마트에너지 홈·빌딩·커뮤니티·타운·열 네트워크 등이다. 스마트에너지 홈은 IoT 기술을 활용해 조명과 가전제품, 전기자동차 등 가정에서 이용하는 에너지 현황을 스마트폰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LG전자가 개발한 각종 ICT, IoT 기술 등이 대거 활용될 예정이다.

스마트에너지 빌딩은 건물 내에서 연료전지 등을 통해 생산되는 에너지와, 냉난방과 조명 등으로 소비되는 에너지가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관리되도록 한다. 스마트에너지 커뮤니티는 에너지 생산과 사용 관리를 아파트 단지처럼 넓은 범위로 확장한 것이다. 이걸 좀 더 키우면 스마트에너지 타운이 구축되고 이 안에서는 신재생에너지로 얻은 전력을 판매해 얻은 수익을 나누거나 개인 간에 에너지 거래를 하는 게 활성화된다. 스마트 열 네트워크는 신재생에너지에 더해 지하수나 배수관에 있는 물이 가진 열처럼 그냥 버려지는 에너지를 활용해 지역난방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친환경에너지 판매를 통해 공동 수익을 얻거나 개인끼리 에너지를 사고파는 것을 장려하겠다는 에너지공사의 비전은 장기적으로 원자력 발전 등 기존 전력 생산 방식을 줄이고 전기요금을 사실상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유정민 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기업과 개인이 활발하게 에너지 거래를 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민간이 생산하는 전기가 정부가 공급하는 것보다 요금이 싼 곳이 많다”고 말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스마트시티#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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