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성 “예멘 난민 취업? 우리 세금 줄이려면 장려할 수밖에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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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7월 5일 14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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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우성/유엔난민기구
사진=정우성/유엔난민기구
제주 예멘 난민과 관련해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 중 일부는 젊은 예멘 남자들이 취업을 목적으로 난민 신청을 하는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실제 올해 난민 신청을 한 예멘인 가운데 약 90%가 남성이다. 유엔난민기구 친선대사로 활동하는 배우 정우성은 남성 난민 신청자가 많은 건 그들이 ‘징집 대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법무부 설명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까지 예멘 난민 신청 누적 총수는 430명. 그러나 올해(6월 29일 기준)는 벌써 552명의 예멘인이 난민 신청을 했다. 이 가운데 제주지역에서만 527명. 법무부는 “제주 지역의 예멘인 난민신청 급증은 2017년 12월 말레이시아와 제주를 오가는 직항편이 운항을 시작하면서 제주 무사증제도를 통해 입국하여 난민 신청을 하는 예멘인이 급증한 때문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사진=법무부
사진=법무부

여론 조사결과에 따르면 예멘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이들보단 반대하는 이들이 더 많다. 리얼미터가 4일 전국 19세 이상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한다’는 응답은 53.4%(매우 반대 27.3%, 반대하는 편 26.1%)로 나타났다. ‘찬성’은 37.4%, ‘모른다’는 9.2%.

예멘 난민 수용을 반대하는 이들은 난민 신청을 한 이들이 순수한 난민이 아닌 ‘브로커’를 통해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온 ‘가짜 난민’일 수도 있다고 지적한다. 젊은 남성 신청자의 비중이 많다는 게 그 근거.

정우성은 브로커 개입 여부가 진짜·가짜 난민을 가리는 기준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정우성은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우리 사회에서도 법률적 지식이 없으면 변호사의 도움을 받아야 된다. 그런데 한 국가를 넘어서 그 국가에 난민 신청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 법률 제도에 대한 시스템을 모르지 않느냐.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알고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당연히 도움을 요청할 수밖에 없다. 브로커라는 말이 한국에서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비행기를 타고 건너지 않는 근접국으로 가는 데에도 브로커들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브로커가 만든 가짜 서류는 존재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그건 대한민국 법과 제도를 무시하시는 말과 똑같다”면서도 “이 사람이 예멘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등을 입증하기가 너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심사 과정이 긴 것이다. 천만다행으로 각자 접근하는 관점이 조금 다른데도 찬성하는 쪽도 그렇고 반대하는 쪽도 ‘심사 과정이 길다, 줄여라’는 하나의 의견으로 모아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예멘 난민 신청자 90%가 젊은 남자라는 얘기는 순수한 난민이 아니라 취업에 더 방점을 찍은 사람들만 들어오고 있다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온다는 지적엔 “먹고살려면 취업은 해야 한다. 그리고 또 우리 국가의 세금을 최대한 줄이기 위해, 그들에게 지급하는 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 그들에게 취업을 장려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전에 휩싸이게 시작하면 남자는 징집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 안에는 사실 젊은 남자뿐만 아니라 기자 출신도 있다. 제가 만난 사람은 2명이 기자 출신이었고, 1명은 프로그래머였고, 또 1명은 컴퓨터 하드웨어 관련된 일이었고, 한 명은 또 셰프였다. 그런데 반군에 반하는 기사를 썼다는 이유로 고문을 받고 생명에 위험을 받았던 기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예멘 난민 신청자 중에 테러리스트가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엔 “난민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 자체도 굉장히 과장된 (편견)”이라면서 “사실은 굉장히 불행하게도 누구나 범죄자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게 우리 사회의 문제다. 그 부분에 대해서만큼은 또 난민과 우리 사회의 문제를 분리하시려고 하더라. 그러니까 그 부분은 굉장히 조금 안타깝다”고 밝혔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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